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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맛+] 대장 건강 지킴이 요구르트로 차리는 한 끼

작성자
admin
2023-10-10
조회
135

대장 건강 지킴이 요구르트로 차리는 한 끼


글 | 박찬일/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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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의 건강서적 코너에 자주 간다. 아무래도 건강에 관심이 많아지는 나이이기 때문이다. 요즘은 운동과 다이어트, 항암 주제가 압도적이다. 건강 일반론을 다룬 책 중에 흥미로운 주제가 꽤 있다. ‘장을 비워야 오래 산다’거나 ‘장 건강이 백세건강’이라는 내용이다. 의료인이 집필한 책이 많다. 쾌변이 곧 건강이라는 상식을 확인할 수 있다. 장에 좋은 음식으로 흔히 요구르트를 꼽는다. 1980년대 이후에 다수의 식품회사가 요구르트 출시를 서둘렀고, 광고도 많이 했다. 굳이 제품 이름을 말하지 않아도 독자들은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그만큼 대단했다. 당시 그런 제품이 많이 나온 이유는 뭘까. 아마도 고도 산업사회로 진입하는 시기였다는 점이 우선일 것이다. 바쁘고 스트레스 많은 사회, 변하는 음식은 대장에 많은 부담을 안겼다. 대장 건강을 위해 사람들이 뭔가 투자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그때 나온 제품이 요구르트였다.


과거에는 거의 몰랐던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라는 병명이 흔하게 쓰이기 시작한 때이기도 하다. 증후군이란 뚜렷한 원인을 집어낼 수 없는데 증상이 존재할 때 붙이는 이름이다. 부족한 수면, 일에 대한 스트레스, 술과 흡연, 회식 등으로 배변도 불규칙해지고 장이 부글부글 끓는다고 토로하는 사람이 늘어갔다. 실제로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나 기타 대장 질환을 겪어 보면 허리를 곧게 펴지 못하고 배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활력이 뚝 떨어지는 걸 느끼게 된다. 필자도 불규칙한 생활, 자극적인 음식, 지나친 커피 등으로 대장에 무리가 가면서 건강을 많이 해쳤던 기억이 있다.


대장이 있는 아랫배가 아프고 부글거리면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지는 걸 체험하게 된다. 요구르트 출시가 그렇게 많았던 것도 그런 사회적 현상에서 온 것이라고 생각한다.


요즘은 마트에 매우 다양한 요구르트 음료, 식품이 깔려 있다. 해가 갈수록 더 세분화되고 품질이 더 좋다는 제품도 진열된다. 80년대 말부터 유럽을 취재갈 일이 있었고, 90년대에는 요리를 공부하러 장기 체류하게 되었다. 그때 현지 마트에서 놀란 것이 엄청난 양의 요구르트 제품이 팔린다는 것이었다. 시민 상당수가 표준적인 아침 식사로 농후 발효유 요구르트를 먹었다. 고도 산업사회가 먼저 시작된 유럽의 그런 풍조는 한국에 나중에 그대로 이식되었다(유럽 요구르트 브랜드가 한국 식품기업과 손잡고 많이 진출했다).


요구르트는 유목 지역에서는 중요한 식품으로 인류가 오랫동안 먹어왔고, 알다시피 불가리아를 장수 국가로 널리 알린 계기가 바로 요구르트 제품이었다. 불가리아, 터키, 그리스는 인접한 나라들로 비슷한 요구르트 섭취 습관이 있다. 점차 소를 중심으로 유목이 아닌 정주형 목축을 하는 유럽 국가에도 요구르트를 주요 식품으로 보는 문화가 퍼져 나갔다.


현대에 요구르트는 앞서 말한대로 아침 식사의 중요한 아이템이다. 보통은 그냥 퍼서 먹는데, 다채로운 레시피가 개발되었다. 최근에는 교육 수준과 소비력이 높은 집단을 중심으로 유기농과 가공을 최소화한 요구르트를 선택하는 움직임이 강하다. 또 아침식사뿐 아니라 여러 가지 요리의 재료로도 쓰이는 것이 특이하다. 요구르트를 샐러드 드레싱의 재료로 이용하는 방식이다. 샐러드라는 건강식과 요구르트의 궁합이 좋고, 요구르트 특유의 산미가 식욕을 돋우기 때문이다(하단 레시피 참조).


건강정보를 다루는 외국의 포털사이트 (https://pharmeasy.in/blog/10best-foods-for-a-healthy-gut-system/)에서는 올해 8월 자로 대장에 좋은 음식을 다루면서 카테고리를 묶은 그래픽을 같이 소개하고 있다. 항산화 효과(마늘), 프로바이오틱스(요구르트), 섬유질(토마토, 통곡물), 펙틴(허브, 곡물), 오메가3(아보카도) 등으로 대장에 좋은 주요 카테고리를 망라하고 있다. 대한민국 정책브리핑(www.korea.kr)도 건강의료정보 사이트인 ‘하이닥’의 기사를 옮겨 실으면서 사과, 고구마, 마, 당근, 매실, 생강과 함께 요구르트를 제일 위에 올려놓고 있다.


요구르트를 고를 때는 첨가물이 적은 것, 평판이 좋은 제품으로 압축한다. 작은 농장에서 만든 것을 고를 수도 있다. 충분히 발효시켜서 유산균이 풍부하고 맛을 좋게 하기 위한 당을 넣지 않거나 적게 넣은 제품이 유리하겠다. 대체로 이런 제품들은 값이 비싼 것이 흠이다.


대장 건강을 위해 앞서 썼듯이 요구르트 같은 유산균 식품, 섬유소가 풍부한 식품을 먹는 것이 중요하며 자극성이 적은 음식을 골라야 한다. 특히 대장에 염증이 있는 분은 더욱 유의해야 한다. 매운 음식, 고지방식이 이에 해당한다.



※ 동아약보 2023년 10월호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