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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삶+] 늘품위내과의원 조현석 원장

작성자
admin
2023-09-07
조회
203

늘 건강하게 품위를 지켜드립니다

늘품위내과의원 조현석 원장


이번 <건강한 삶+>에서는 제2의 뇌이자 우리 몸에서 가장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소장에 관한 이야기를 늘품위내과의원 조현석 원장님과 함께 알아봤습니다.


 



원장님께서는 어떻게 개원을 하시게 되었나요?

검진센터에서 봉직의(奉職醫)로 오랫동안 일을 하던 중 제가 일했던 검진센터가 갑자기 없어지게 되어 직장을 잃게 됐습니다. 그동안 환자분들을 만나면서 질환과 관련된 설명을 많이 해드리고 싶었는데 그렇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던 차에 저에게 새로운기회의 장이 될 수 있겠다는 판단으로 2018년에 개원을 하게 됐습니다.


 


병원 이름이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여러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서 이름을 짓던 중 서너 가지 후보가 있었고, 그중 가장 눈에 띈 이름이 ‘늘품위’였습니다. ‘늘품’은 ‘좋은’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고, ‘위’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장기인 ‘위’를 가리킵니다. 좋은 위라는 뜻도 있고 늘 품위 있는 내과라는 중의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늘품위’라는 이름을 가진 병원은 전국에서 저희밖에 없습니다. 처음에는 지인들이나 환자분들께서 병원 이름이 어렵다고 하셨지만 지금은 기억에 오래 남는다고 하시죠.



흔히 위, 대장에 관심을 많이 가지지만 소장의 중요성은 지나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소장은 어떤 장기인가요?

소장을 중요하게 다루지 않는 이유를 제 나름대로 정리해 보면, ① 소장 질환이 드물고 ② 위, 대장 내시경 검사는 흔하게 접하지만 소장은 검사하기 어려워서 ③ 증상도 별로 없고 모호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부터 ‘소장’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가 왔습니다. 대장균, 유산균은 다 대장에만 있다고 생각하고, 대장이 중요한 역할을 거의 다 하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겠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소장에도 유산균이 대장보다 적지만 존재하고 있으며 면역과 관련된 림프관이 많이 분포되어 있습니다. 무엇보다 우리가 섭취하는 영양분을 흡수하는 기능을 대부분 소장이 책임지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대장보다 더 열심히 일하는 기관이죠.


 


소장은 우리 몸에서 주로 어떤 역할을 하나요?

‘소장’이라는 이름은 대장보다 굵기가 얇아서 붙여졌습니다. 소장은 위와 대장 사이에 있으며 6~7m 길이로 우리 몸에서 가장 긴 기관으로 길이는 대장보다 길지만 실제로 내부 표면적을 계산하면 0.5m²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소장 점막에 주름과 혈관이 많고 융모(絨毛)라는 털 모양의 구조물이 촘촘하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런 구조는 내부 표면적을 넓히는 중요한 기능을 하죠. 소장 내부를 펴서 표면적을 계산해 보면 약 200m², 무려 60평 정도가 됩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배드민턴 코트가 약 24평 정도라고 하면, 무려 2배가 넘는 면적입니다. 이런 이유로 소장은 대장보다 훨씬 더 효율적으로 영양분을 흡수하는 것입니다.

또한 소장 점막을 통해 대장과 함께 인체의 면역력을 결정하고, 소장에서 흡수하는 영양분에 따라 심장 속 혈액의 질도 결정합니다. 뇌와 대장과 함께 수면, 식욕, 신체 활동에 영향을 끼치는 행복 호로몬 ‘세로토닌’을 생성하며 전신의 사령탑 역할을 하고 있어 ‘제2의 뇌’로 불리고 있습니다.



소장의 구조가 궁금합니다.

소장은 위에서부터 세 부분 즉, 십이지장, 공장, 회장으로 구분됩니다. 십이지장은 위 바로 다음에 있는 소장의 입구라고 볼 수 있으며 한자로 ‘十二指腸’, 즉 손가락 12개를 옆으로 늘어놓은 길이의 장이라는 뜻입니다. 약 25cm 정도의 길이로 소장에서 가장 짧습니다. 위치는 제1요추의 우측에서 시작되어 오른쪽을 향해 말발굽 모양으로 꺾이게 됩니다. 이 부분을 ‘십이지장곡’이라고 하죠. 십이지장은 총 4개 부분으로 나뉘게 됩니다. 특히 십이지장이 시작되는 3cm 이내 부분을 십이지장구부(十二指腸球部)라고 하며, 십이지장 궤양이 가장 빈번하게 일어나는 부위입니다. 십이지장곡 아래에는 담낭과 담관이 만나 내려오는 총담관(總膽管)과 이자관(췌관)이 십이지장 안으로 열리게 됩니다. 이렇게 열려 있는 개구부를 십이지장유두(十二指腸乳頭)라고 하며 일명 바터씨 팽대부(Ampulla of Vater)라고도 합니다. 이 부분을 통해 담즙과 이자액이 배출되어 음식물의 소화를 담당하며 3대 영양소를 모두 소화할 뿐만 아니라 미네랄 흡수에 관여합니다.

공장은 십이지장 전방에 위치하며 길이는 약 2.5m로 소장의 2/5를 차지하는 장기입니다. 공장은 복강의 왼쪽 위에 위치하며 회장보다 약간 굵고 혈관 분포가 많아 더 붉은빛을 띱니다. 공장(空腸)이라는 이름은 내용물이 아주 적거나 비어 있어서 붙여졌습니다. 음식물의 소화, 흡수가 가장 활발한 부위이며 수용성 비타민, 탄수화물, 단백질 흡수를 담당합니다.

마지막으로 회장은 공장 다음에 있는 장기이며 소장의 약 3/5를 차지합니다. 공장과 특별한 구분 없이 이행하고 공장에 비해 주름이나 융모가 현저하게 줄어드는 것이 특징입니다. 회장은 지용성 비타민, 지방, 콜레스테롤의 흡수를 담당하며, 일반적으로 소장에 염증이 생기는 경우 가장 흔하게 발병이 되는 곳이므로 장결핵, 크론병 등 장 질환의 호발 부위가 되기도 합니다



소장 건강이 나빠지면 어떤 증상이 나타날까요?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물은 위에서 1차로 소화되고, 그 후 나머지는 소장에서 대부분 소화·흡수되며, 대장에서 장내 세균에 의해 분해 후 배설됩니다. 장에는 무려 100조 이상의 균이 있는데 대부분 대장에서 살고 있습니다. 이때 대장 속 정상 세균의 비율 균형이 깨지면 대장의 면역 능력이 떨어져 소장에도 영향을 주게 됩니다. 여기서 장 전체 건강의 포문을 여는 것이 바로 소장입니다.

균이 많은 대장과는 달리 소장에는 ㎖당 1만 마리 미만의 균만 존재하는데, 소장 건강이 나빠지면 유익균-유해균 관계없이 세균이 과도하게 늘어나게 됩니다. 이런 현상을 소장 내 세균 과증식(Small intestinal bacterial overgrowth, 이하 SIBO)이라고 합니다.

SIBO는 소장 내 세균이 과도하게 증식하여 위장관 증상을 유발하는 질환이며, 십이지장과 공장의 흡인 검체에서 1,000 CFU/ml(1ml당 1,000개 콜로니가 존재) 이상의 세균이 검출되거나 75g의 포도당과 10g의 락툴로오스(lactulose) 경구 섭취 후 90분 이내 실시한 호흡 검사에서 호기 수소가 기저 대비 20ppm 이상 증가할 경우에 진단됩니다. SIBO는 장의 투과성 변화, 영양소 흡수 장애, 염증 등을 일으키고 이에 따라 복부 팽만, 복통, 구역, 설사 또는 변비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심한 피로감이나 집중력 저하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특히 과민성 장 증후군(Irritable Bowel Syndrome, 이하 IBS) 장내 미생물의 동요 현상과 관련이 있어 IBS 환자의 최대 78%에서 SIBO를 동반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SIBO 증상이 있을 경우, 초기 치료로 항생제 사용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약제는 리팍시민(Rifaximin)이며, 경구 투여 시 위장관에서 1% 미만 흡수되며 이상 반응의 발생률이 낮아 2015년 미국 FDA에서는 설사를 동반하는 IBS의 치료 약물로 승인하였습니다.


 


소장 검사를 별도로 하는 경우도 있나요?

공장과 회장의 대부분은 내시경으로 관찰이 어렵고 그나마 소장 중 십이지장 일부와 말단 회장 부분 정도만 관찰할 수 있습니다. 심한 설사, 복통이 있을 때에는 내시경 등의 검사도 고려해야 합니다. 내시경 검사 중 캡슐내시경이 있는데요. 캡슐내시경은 비타민 알약 크기의 캡슐로 삼킨 후 정상 활동을 하는 동안 자연적으로 캡슐이 소화 기관을 통과하면서 장의 사진을 촬영하는 검사입니다. 원인 불명의 소화관 출혈, 만성 빈혈, 설사와 복통을 비롯한 다양한 장 질환을 진단하는 데 쓰이며, 기존 내시경 검사로는 진단이 어려운 소장 질환의 진단에 유용한 검사이며, 비침습적인 검사로 고통 없이 편안하게 내시경을 할 수 있습니다.


 


대장과 소장에 염증이 생기는 장염은 초봄부터 늦여름까지 걸리기 쉬운 질환인데요. 장염을 의심해 볼 수 있는 증상은 무엇이며, 어떻게 예방하는 것이 좋을까요?

장염은 주로 소장에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입니다. 위 또는 대장도 모두 포함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바이러스, 박테리아 또는 기생충 감염(식중독)으로 나타납니다. 원인 물질에 따라 잠복기와 증상의 정도가 다르며 일반적으로 음식물 섭취 후 72시간 이내에 구토, 설사, 복통, 발열 등의 증상을 보입니다.

일반적으로 병력 청취, 청진, 촉진 등으로 장염을 진단하게 되고 심한 경우 혈액 검사, 엑스레이 등을 시행하는 경우도 있으며 필요시 상급 병원으로 입원 치료를 하기 위해 진료를 의뢰하기도 합니다. 열이 심한 경우 혈액이나 대변 배양 검사를 시행하기도 하며 드물게 CT와 같은 영상 검사가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식중독은 상한 음식을 먹었을 때 균들이 독소를 일으켜 구토, 복통, 설사, 발열 등 증상이 나타나고 장염 역시 음식 섭취로 소장이나 대장에 염증이 생겨 식중독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데요. 한여름이 되면 세균이 번식하기 쉬우므로 식중독이나 장염에 걸렸던 분들은 소장이나 대장 속에 세균이 남아서 증식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최근 식중독, 장염에 걸렸던 분들은 SIBO를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장염의 원인은 대부분 음식에 있으므로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 신선도가 떨어지거나 날것을 드시는 일은 가급적 삼가 주시고, 항상 음식을 익혀서 드시길 바랍니다.


 


장 건강에 도움이 되는 음식으로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장내 유익균을 늘릴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음식은 발효 식품입니다. 유럽, 미국, 호주와 같은 낙농국가에서는 우유를 발효시킨 치즈가 있고, 일본에는 낫토, 터키나 중동지역에서는 요구르트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된장, 청국장, 김치 등이 있습니다. 발효는 결국 탄수화물에 세균이 작용하여 유기산으로 전환하는 대사 과정이므로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 젖산이 풍부하여 장을 더 튼튼하게 만들어주고, 몸의 면역을 조절하며, 외부에서 균이 들어올 때 막아 줍니다.

현대 사회에서는 식이 섬유가 별로 없는 고탄수화물 음식을 즐겨 섭취하고 있는데, 이렇게 되면 장내 유해균들이 증가되고, 면역 기능 이상, 염증 반응 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식이 섬유가 많은 상추, 마늘, 무, 빨간 양배추, 버섯, 아스파라거스, 토마토, 아보카도, 호박과 같은 음식을 섭취해 보세요.



원장님께 약(藥)이 된 말은 무엇인가요?

‘행복하자’ 가수 자이언티의 ‘양화대교’라는 곡에 나오는 노랫말이기도 합니다. 저는 드라마나 영화 관람이 주된 취미이자 인생의 낙입니다. 저의 인생 드라마 중 하나인 ‘나의 아저씨’에도 이 대사가 나옵니다. 인생의 상처를 가지고 있던 두 사람이 술잔을 부딪히며, 서로의 아픔을 공감하고 치유해 주는 순간이랄까요. 제가 정신적으로 힘들었을 때 이 드라마는 저에게 큰 위안이 되었습니다. “너무 잘 살려고 할 필요 없어. 그냥 하루하루 행복하면 돼.”라는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경험하게 되는 시작점이었습니다. 때로는 성공한 사람들의 멋진 명언보다 어쩌면 우리 생활 속에서 스쳐 가는 짧은 한마디가 인생의 궤도를 송두리째 바꿀 수도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늘품위내과의원

주소.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로 273 한양메디컬빌딩 5층

전화번호. 02-2088-1383


※ 동아약보 2023년 9월호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