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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주치의] 지사제, 잘 알고 복용해야 배가 편해요

작성자
admin
2023-09-07
조회
117

[바이오주치의] 지사제, 잘 알고 복용해야 배가 편해요


글| 안미람 약사



더운 여름철에 한 번쯤은 음식이나 물을 잘못 먹어 설사 증상을 겪습니다. 설사가 시작되면 곧바로 약국에서 지사제를 사 먹는 분들이 많은데 매우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덥고 습한 날씨에서 식중독을 유발하는 균이 더욱 활발히 증식하게 됩니다. 이러한 세균이나 식중독에 의한 급성 설사는 48시간 이내에 자연적으로 치유됩니다. 이 경우에는 특별히 약을 복용하지 않아도 깨끗한 물과 전해질을 보충해 주기만 해도 됩니다. 만약 설사가 4주 이상 지속되면 만성 설사로 분류되며 원인 파악을 위해 의사 진료 후 약물 치료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급성 설사라고 해도 생활에 불편함으로 인해 지사제를 먹어야 하는 경우도 더러 있습니다.




이럴 때는 어떤 지사제를 선택하는 것이 좋을까요?

지사제는 작용하는 기전에 따라서 수렴·흡착제, 장운동 억제제, 항균제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각각의 지사제는 어떻게 설사를 멈추게 하고 어떤 특징이 있는 지 알아보겠습니다.


지사제 종류

[수렴·흡착제]

성인뿐만 아니라 어린아이에게도 사용할 수 있는 비교적 안전한 지사제입니다. 수렴·흡착제는 설사를 유발하는 세균이나 독성 물질에 붙어서 장 밖으로 빨리 배출하게 도와 설사를 멈추게 합니다. 따라서 식중독으로 인한 설사에 효과적입니다. 다만 독소 외에 약이나 음식물에도 흡착할 수 있기 때문에 복용 중인 약이 있다면 1~2시간의 간격을 두고 섭취해야 약의 흡수를 저해하지 않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또한 수렴·흡착제를 너무 지속적으로 복용하면 장내 수분이 감소해서 변비에 걸릴 수 있으므로 필요할 때만 복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표적인 수렴·흡착제로는 디옥타헤드랄스멕타이트(Dioctahedral Smectite) 성분의 약이 있습니다.


[장운동 억제제]

장운동 억제제는 장에서 음식물을 아래로 내려보내는 연동 운동을 더디게 합니다. 그러면 음식물이 장을 천천히 지나가면서 수분은 더 적어지고 대변의 점성은 높아집니다. 이런 기전으로 설사가 완화됩니다. 그러나 수렴·흡착제와 달리 감염성 설사에는 사용하면 안 됩니다. 감염성 설사는 원인 독성 물질을 빨리 체외로 배출하는 것이 치료의 핵심인데 장운동 억제제는 장 운동을 더디게 하여 오히려 독성 물질을 장에 더 오래 머무르게 하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약으로 로페라마이드(Loperamide) 성분의 약이 있습니다.


[항균제]

항균제는 항생제와 비슷한 역할을 하여 설사를 유발하는 원인 세균을 죽여 설사를 멎게 하는 치료제입니다. 식중독이나 여행지에서의 물갈이 현상 등 세균 감염으로 인한 설사가 의심된다면 항균제를 복용할 수 있습니다. 니푸록사지드(Nifuroxide) 성분의 약이 대표적이며, 장기 복용하는 경우 장내 세균을 과다하게 사멸시킬 위험이 있기 때문에 1주일 이상 복용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합니다. 최근 식약처는 이 성분의 약에 대해 임산부, 수유부, 가임 여성을 복용 금기 대상으로 추가하였습니다.

이외에 정로환도 많은 환자들이 꾸준히 찾는 지사제입니다. 목초액에 든 크레오소트(Creosote)를 주성분으로 하며, 장내 유해 세균을 억제하고 살균 진통 효과를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감염성 설사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 밖에 진피, 감초와 같은 생약 성분도 위장 운동을 조절해 복통과 설사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유산균]

마지막으로 즉각적인 치료제는 아니지만 유산균을 꾸준히 섭취하는 것도 설사를 예방하고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장내 세균 중 유해균 대비 유익균의 비중을 더 높이는 역할을 하며 아침 공복에 복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렇듯 설사는 원인에 따라 치료제가 달라지기 때문에 단순히 지사제를 복용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의사 혹은 약사와 상담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상담 시에는 식사로 인한 설사인지, 얼마나 지속되었는지, 변의 상태는 어떠한지 등을 꼭 말씀해 주시면 적절한 치료제를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설사가 지속되는 경우 변을 통해서 과다하게 수분이 빠져나가기 때문에 탈수 증상이 일어나지 않도록 수분 보충을 해주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또한 날것의 음식은 가급적 피하고 개인위생 관리에 보다 신경을 써야 합니다.


※ 동아약보 2023년 9월호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