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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주치의] 국밥부장관과 내장 음식의 모든 것

작성자
admin
2023-09-07
조회
127

[과학주치의] 국밥부장관과 내장 음식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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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발라드 가수인 성시경 씨는 최근 먹방 유튜버로서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다. 여러 맛집을 돌아다니면서 소위 아재들의 애호 음식인 각종 국밥을 섭렵 중이다. 이로 인해 ‘국밥부장관’이라는 애칭(?)까지 덤으로 얻게 되었다. 심지어 해당 먹방 콘텐츠들은 자신이 부른 노래보다 조회 수가 더 나오는 지경이니, 할 말 다 했다. 물론 단순히 맛집 소개에 그치지 않고, 각종 음식에 대한 그의 철학과 음식에 곁들인 한 잔 술이 인기를 더하고 있는 듯하다. 문득 왜 소, 돼지의 내장 음식에 이리도 환장하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 필자와 함께 내장 음식들을 파헤쳐 보기로 하자.


 


1. 국밥의 구성 – 소 위(胃) 종류

국밥 마니아가 아닌 이상 일반인들은 보통 내장 음식들을 일일이 구분하고 먹지는 않는다. 그냥 ‘부산물’이라는 이름 아래 이상하게 생긴 모양의 ‘내장’ 정도로 생각한다. 다소 혐오스럽게 생기기까지 한 내장은 사실 여러 장기의 집합이다. 우선, 소의 소화 기관부터 구분해 보자.

소는 되새김질을 하는 반추 동물로 모두 4개의 위를 가지고 있다. 소는 양, 사슴, 기린 등과 함께 위가 넷인 초식 동물이다. 위가 4개로 발달한 초식 동물은 원래 풀에 들어 있는 섬유소를 자체적으로 소화할 능력이 없었다고 한다.1) 그래서 이 동물들은 혹부리 영감의 혹처럼 생긴 ‘혹위(제1위)’, 내벽에 벌집 모양 주름이 난 ‘벌집위(제2위)’, 잔주름이 있는 ‘겹주름위(제3위)’, 수많은 주름이 난 ‘주름위(제4위)’를 갖추도록 진화했다고 한다. 보다 더 자세하게 이야기하자면 다른 포유동물들의 위액은 산성이지만 반추 동물들은 그렇지 않다. 즉, 반추 동물들의 위는 중성 내지 약산성을 띠어 위 안에 미생물들이 서식하기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고, 그 미생물들이 섬유소와 단백질 등을 분해하여 소화한다(그림 1 참고). 초식 동물이지만 몸집이 큰 이유는 바로 풀에서 단백질을 소화할 수 있는 미생물 때문이기도 하다.




[그림1] 반추위 내의 산도(pH)에 따른 미생물 활성 및 생성물질의 변화, 출처: Kaufman 등, In Digestive Physiology and Metabolism in Ruminants. 1980 

한편 소의 위의 경우 첫 번째 위를 ‘양(혹위, 반추위)’, 두 번째 위를 ‘벌집(벌집위)’, 세 번째 위를 ‘천엽(겹주름위)’, 네 번째 위를 ‘홍창(주름위)’ 또는 ‘막창’이라 한다. 소가 반추 의욕이 일어나면 제1위(=혹위)에서 일단 소화된 음식물이 제2위(=벌집위)로 갔다가 벌집위의 압박으로 식도 안으로 역출되고, 식도의 역연동에 의해 식괴로 되고 다시 입안으로 되돌려진다.2) 여기서 수십 번 되새김질하여 다시 삼킨 식괴는 제3위(=겹주름 위)에 있는 많은 잎 모양의 얇은 엽상판으로 부드럽게 갈아지고 수분이 흡수되어 제4위에서 최종 소화된다.



[그림2] 소의 되새김질 과정 <그림 출처 : https://m.blog.naver.com/PostView.naver?isHttpsRedirect=true&blogId =bloodspear&logNo=220882354465> 



[그림3] 소의 네 가지 위 <그림 출처 : https://m.blog.naver.com/PostView.naver?isHttpsRedirect=true&blogId =bloodspear&logNo=220882354465> 




① ‘양

한편, 첫 번째 위인 ‘양’(Rumen, Tripe)은, 네 개의 소 위 개수를 합친 면적에 약 80%를 차지하는 가장 큰 위다.3) 소 위의 좌측에 위치해 있고, 용적은 150~200L 정도이며, 완전 혐기적 상태에 있다. pH는 5.5~7.0이며, 39~41℃를 유지한다. 섭취한 사료의 임시 저장고이자 미생물에 의한 발효가 일어나는 장소다. 발효 동안 가스(500~1500L/1day)가 위 안에서 발생되며, 이 중 20~40%는 메탄 가스다. 발생된 가스는 트림으로 방출한다.

반추위 내에 있는 조그마한 돌기 모양의 융모로 인해 표면적이 커져 영양소의 흡수력이 증가한다. 큰 돌기가 있고 중앙에는 양을 받치는 근육 조직이 있다. 소 ‘양’ 부위는 단백질이 풍부하고 지방질이 적으며 비타민도 풍부하기 때문에 건강식으로도 아주 좋다. 이러한 까닭에 소 ‘양’ 부위는 예로부터 몸이 허약한 사람이나 회복기의 환자에게 많이 먹였다고 한다.

그 밖에 양에 붙어 있는 넓적한 부위의 고기를 ‘장판머리’라고 하는데 고기의 결이 한쪽으로만 되어 있지 않고 가로세로 엇갈려 있어서 익으면 동그랗게 오그라들고 질겨지므로 약한 불에서 되도록 오래오래 천천히 구어야 제맛이 난다. 특히 칼슘을 보통 소고기 부위의 2배 가까이 함유하고 있다.



[그림4] 양깃머리 <그림출처 : https://xn— lq1bu8v7tbkzs.com/product/ %EC%96%91%EA%B9%83 %EB%A8%B8%EB%A6%AC- %ED%8A%B9%EC%96%91- %EA%B5%AC%EC%9D%B4- 700up900up-%EC%86%8C- %EB%82%B4%EC%9E%A5- %ED%8A%B9%EC%88%98%EB %B6%80%EC%9C%84/218/>

제1위를 받치고 있는 근육 조직으로 특히 좁고 두툼한 살이 붙은 쪽을 양깃머리, 일명 마운틴 체인이라고 하는데 산맥 모양으로 신축력이 뛰어나며 섬유질이 질기기 때문에 방향을 따라 직각으로 자르는 것이 좋다. 육질은 탄력이 있으며 독특한 풍미를 자랑한다. 보통 삶은 것이 유통되는데 조리 전에 한 번 더 데쳐서 이용하는 것이 좋다. 양깃머리는 즙을 내어 약용으로 사용하기도 하고 구워 먹기도 하며 전골용으로 해장국집에서 많이 사용된다. 어쩌다가 해장국에서 털이 나오는 것은 소가 털갈이를 할 때 털을 핥아서 위 속에서 나오는 것으로 보면 된다. 그 밖에 중국 요리에 많이 쓰이며 구이용과 전골용 혹은 내장탕용으로 구분되어 유통된다.


 


② ‘벌집양’

두 번째 위는 바로 ‘벌집양’(Honeycomb Tripe, Reticulum)이다. 벌집과 같은 모양이어서 ‘벌집양’이라고 불린다. 들어온 먹이를 식도까지 되돌리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전체 위장의 5%를 차지하고 있다. 내부 이물질을 제거하고 50~55℃에서 15~20분 동안 데운 물로 세척을 마친 경우 유백색을 띤다. 균일한 육질을 띠고 있으며 위 중에서 가장 연한 부위이기 때문에 구워 먹을 수 있다. 사람에 따라서는 가장 맛있는 부위로 꼽히기도 한다.


 


③ ‘천엽’

세 번째 위는 ‘천엽’, ‘처녑’(Omasum)이라고 한다. 천엽은 소 위의 7~8%를 차지한다. 「아언각비」에 의하면 ‘천엽’이란 이름은 잎 모양의 얇은 내장이 일천 장이나 붙어 있다는 ‘千葉’에서 비롯되었다. 천엽은 ‘잎사귀머리’ 로도 불린다. 보기보다 훨씬 부드럽고 특유의 감칠맛이 있기 때문에 주로 음식점 등에서 작게 썰어 회로 이용한다.

세척 시 손이 많이 가는 것이 단점이지만 소금이나 밀가루를 사용해 주름 안까지 비벼 씻은 뒤 참기름에 찍어 먹으면 냄새도 제거되어 의외로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 다만 불로 구울 경우 단단해지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내장류 음식 메뉴 중 가장 흔히 볼 수 있으며 색이 검고 돌기가 큰 것을 선택한다. 당일 판매하지 않을 것이라면 물에 담가 냉장고 안이나 얼음물에 담가 보관한다.


 


④ ‘막창’

마지막 네 번째 위는 바로 ‘막창’(Abomasum)이다. 마지막 위라는 뜻으로 막창이라 부르며 붉은 색을 띠고 있어 홍창이라고도 부른다. 소 한 마리에서 약 200~400g으로 소량 생산되며 쫄깃하고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나서 소의 4개 위 중에서 가장 인기가 좋으며 가장 가격대가 높다. 우리가 이야기하는 막창은 홍창과 창자가 연결된 약 15cm 정도의 끝부분을 말하는 반면, ‘돼지’ 막창은 마지막 창자(항문에서 약 60cm정도) 즉 ‘직장’ 부위를 말한다. 고단백질이면서도 저지방이고 콜레스테롤이 없어 기호도가 높다. 소 한마리에서 생산되는 양이 적어서 상품화가 어려운 측면이 있다.


 


2. 국밥의 구성 – 소의 소장

① ‘곱창’

‘곱창’은 소의 위(胃)와 대장(大腸)사이에 있는 작은창자(小腸)를 특별히 ‘고기’로만 이르는 우리말이다. 소의 작은창자는 장차 곱창거리가 되지만 엄밀히 말해 곱창은 아니다(아직 먹는 고기 형태는 아니므로). 이밖에 ‘사람’이나 다른 짐승의 ‘작은창자’는 그것을 식용이라 일러도 곱창이라 해서는 안 된다.4)

‘동의보감’에서는 곱창을 ‘정력과 기운을 돋우고 비장과 위를 튼튼히 해준다’고 하였으며, ‘오장을 보호하고 어지럼증(혈압)을 다스리는 효능이 있다’고 한다. 중량은 약 6.5㎏ 전후로 가늘고 길며 질기지만 프라이팬을 이용해 볶거나 파와 깨소금 등이 들어간 소스를 묻혀서 굽거나 삶아서 이용하면 부드러워질 뿐만 아니라 맛도 좋아진다. 수소와 나이 어린 암소 것은 구워 먹을 수 있으나 그 외는 전골용 등의 탕으로 사용한다.

소화 기관인 만큼 냄새가 많이 나므로 세척 방법은 밀가루나 소금을 넣어 주무르고 창자의 한쪽 끝을 수도꼭지에 고무호스를 연결하듯 끼우고 물을 틀어 손으로 훑어 내리면 된다. 이때 말끔히 씻으려고 창자를 갈라서 씻어내면 창자의 내용물이 다 빠지게 되어 소장의 참맛이 사라지게 되므로 주의한다.




[그림5] 곱창 


② ‘곱창의 곱’

한편, ‘곱’은 곱창 속에 차 있는 쫀득쫀득한 액체를 말하는데, 그 정체는 소장 안에 남아 있는 수분, 지방과 소화액의 덩어리다.5) 신선한 곱창은 소의 종류나 품질에 상관없이 곱이 두툼하게 차오른 것을 볼 수 있다. 도축 후 시간이 오래 지났거나 냉동한 곱창은 곱이 잘 차오르지 않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곱의 양이 곱창의 품질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곱창에 든 곱이 똥이 아니냐는 사람도 있는데, 세척 전의 곱창을 보면 옥수수 사료 등 건더기가 그대로 남아 있으며 이는 일반적인 곱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겉과 속을 뒤집어서 깨끗하게 씻어 내도 열을 가하면 곱창 내벽에서 녹아 나오는 것이 곱이다.


 


3. 국밥의 구성 - 소의 대장

① ‘대창

대창은 소의 대장으로, 우리나라에서 주로 양념구이의 형태로 소비하는 음식이다. 소장과 직장을 연결하는 소화기의 일부로 대장은 원래 관형으로 둥그렇게 말린 나선 원반 모양을 하고 있지만 가공 중에 분리된다.6) 장의 길이는 동물에 따라 큰 차이가 있는데 소는 약 30m, 돼지는 약 9m, 면양과 산양은 15m이다. 소 한 마리에서 약 2㎏ 전후를 생산한다. 특히 소의 대장은 질기기 때문에 장시간 삶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삶거나 구운 요리 어느 쪽에도 어울리며 소화력이 빠르고 맛이 좋은 것이 특징이다. 피와 냄새를 제거하고 칼끝으로 안쪽의 지방과 근막을 없애 쌀겨나 비지, 밀가루를 이용해 잘 버무린 뒤 흐르는 물로 씻고 3~5㎝ 길이로 잘라서 이용한다. 소장과 마찬가지로 볶음 요리에 적합하며 내장탕 등에 다양하게 쓰인다. 고기가 두꺼운 것일수록 좋으며 지방 조직이 붙어 있어 날것으로 구분하는 데는 전문적인 기능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지방이 굳기 전에 분리하는 것이 좋으며 대장 지방은 주로 비누공장으로 보내진다.


그러나 대창은 건강과 맛의 균형을 고민해야 하는 음식의 대표다. 그 이유는 창자 막을 제외하곤 대부분이 지방인데 소의 지방은 포화지방산이 대부분이라 자주 섭취하면 비만을 비롯한 각종 성인병에 노출될 위험이 높다. 특히 고도 비만 및 당뇨 환자 및 고혈압, 고지혈증, 지방간 등의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섭취하지 않는 쪽을 권장하고 있다.

대창을 먹을 때는 가급적 1인분을 초과해서 섭취하지 말고 양파, 마늘, 파, 고추 같은 야채들과 함께 섭취하는 것이 좋다.




[그림6] 소 대창 


② ‘대창의 곱’

대창의 곱은 곱창의 곱과는 전혀 다른 것이다. 대창 바깥에는 장끼리 들러붙는 것을 막는 윤활제 역할의 지방 조직(장간막)이 존재하는데, 대창의 겉과 속을 뒤집어 기름이 안쪽으로 들어가게 만든 것이다. 즉, 동물성 지방 덩어리다. 지방을 제거하고 파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은 대창을 뒤집어서 파는데, 포화 지방이 많은 동물성 지방이라 건강에 좋지는 않지만 구워 먹을 때 고소한 기름 맛이 나서 사람들이 선호하기 때문에 이렇게 하는 것이다.




4. 국밥의 구성 – 돼지의 곱창, 대창, 막창의 구분

소와 달리 돼지는 비교적 단순하다. 다만 소의 내장 부위와 다소 헷갈릴 수 있으니 구분해보자.

돼지의 곱창은 돼지의 작은창자를 말하며, 순대창(순대 겉 부분)이나 작은창자를 삶아 야채볶음 등으로 주로 요리한다. 돼지의 대창은 돼지의 큰창자를 말한다. 주름이 유난히 많아서 세척이 중요하다. 왕순대나 야채볶음으로 사용한다. 그리고 돼지의 막창은 돼지 창자 중 항문과 가까운 마지막 창자로 이용하고, 주로 구이용으로 쓴다.




[그림7] 돼지 막창 <그림 출처 : https://taehwasea.imweb.me/21/?idx=222> 




[그림8] 삶은 돼지 곱창 <그림 출처 : https://front.wemakeprice.com/product/2334408993>


<출처>

1) “4개의 위 가진 양, 왜 계속 트림할까”, 2016. 07. 27. 조선일보, http://newsteacher.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7/27/2016072700293.html

2) 장영수, ‘한우 부산물 부위별 특성’, 한우마당, 2020. 01. 06. 이하 참조, http://www.ihanwoo.kr/news/articleView.html?idxno=701

3) 송재용, ‘가축영양학’, 한국방송통신대학,

4) 각주 2 참조

5) https://namu.wiki/w/%EA%B3%B1%EC%B0%BD, 이하 참조

6) 각주 2 참조


※ 동아약보 2023년 9월호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