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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맛+] 지금은 토마토와 올리브유를 먹을 시간!

작성자
admin
2023-08-17
조회
125

[건강한 맛+] 지금은 토마토와 올리브유를 먹을 시간!


글 | 박찬일/자유기고가 




오래전 이탈리아에서 요리사로 몇 년 생활했다. 그때 동네 약사가 식당의 단골이어서 친하게 지냈다. 이탈리아는 한국처럼 병원 진료를 쉽게 받기 어렵다. 그래서 감기에 걸려 예약해 놓았다가 정작 진료를 받을 때가 되면 다 나아서 곤란해진다는 얘기가 농담 반 진담 반 있을 정도이며 보통 ‘파르마치아’라고 부르는 약국에서 간단한 약을 구매해서 치료를 하는 사람이 많다. 한번은 쉬는 날 식당 메인 셰프의 바닷가 별장에 놀러갔다가 피부가 홀랑 타버렸다. 지중해의 엄청난 태양을 우습게 본 결과였다. 월요일에 약국에 갔더니 “피부에 제일 좋은 건 가만히 집에 있는 것”이라고 농담하며 선블록이 매우 중요하다고 권했다. 실제로 서양 사람들은 보통 선탠을 즐기는데 그 때문인지 피부의 노화가 빠르다고 느껴진다. 지중해에서는 여름에 엄청난 태양이 피부를 공격하지만 피부에 좋은 것도 함께 주는 곳이다. 바로 토마토와 올리브유다.

실제로 이탈리아인들은 이 두 가지가 피부를 좋게 해준다고 믿는다. 그것은 의학적으로, 약리적으로 상당히 입증된 사실이라고 한다. 우선 두 음식은 먹어서 피부에 유익하다. 올리브유는 불포화지방산과 강력한 항산화성분들(비타민E, 토코페롤, 폴리페놀군 등)의 보고다. 지중해 사람들의 장수에 대한 연구에서 올리브유가 빠지지 않고, 실제로 효과가 입증되어 있다. 한국은 보통 참기름과 들기름, 기타 식용유는 많이 먹는데 올리브유를 함께 먹어서 오메가의 균형을 꾀하는 게 유리하다고 여러 학자들이 밝히고 있다. 한국인은 서양식 샐러드를 먹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올리브유 섭취가 많지 않다. 일부러 요리를 해서 먹기 어려울 때는 선선한 곳에 보관한 좋은 올리브유를 식사할 때 한 숟갈 먹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한다. 건강식품 용도로 먹기 위한 좋은 올리브유를 고르는 요령은 필자가 늘 강조하는 내용이다.

✅첫째, 엑스트라 버진 등급을 고른다. 압착 방식 중에서 ‘냉압착’이 올리브유의 산패를 줄여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둘째, 유통기한이 많이 남은 것이 좋다. 즉, 북반구의 올리브는 가을에 수확해서 압착하여 기름을 얻게 되는데, 예를 들어 현재 시점을 기준으로 2022년 수확, 생산한 올리브유가 가장 최근의 것이다. 이러한 정보는 생산한 회사를 통해 알 수 있다.

✅셋째, 냉압착이나 수확 연도 등을 세세하게 광고하는 제품은 대개 가격이 꽤 나간다. 건강 목적으로 음용할 것이라면 돈을 어느 정도 써야 한다. 필자의 경우 보통 500ml 기준으로 소비자가 2만 원 이상 제품을 권장하고 있다. 물론 일반 가열 요리용은 그것보다 훨씬 싼 제품도 무방하다. 가열하면 좋은 올리브유라도 그 품질을 그대로 유지하지 않기 때문이다. 올리브유를 포함하여 모든 식물성 식용유는 수확 방법, 압착 방법, 보관 상태에 따라 품질이 크게 달라진다. 특히 올리브유가 예민하다.

✅넷째, 구입한 올리브유는 선선한 곳에 두어야 한다. 가급적 조금씩 구매하고, 오래 먹을 계획이라면 냉장 보관해도 된다. 올리브유는 씨가 아닌 과육에서 짜는 기름이라 냉장고에 두면 결정이 생긴다. 질과는 무관하므로, 결정 상태의 오일을 그냥 먹으면 된다.




토마토는 알다시피 지중해 장수 식품으로 유명하다. 동시에 피부에도 아주 좋다. 풍부한 라이코펜이 피부의 노화를 늦추며 햇볕에 탄 경우 재생을 촉진해준다고도 한다. 거친 피부에 윤기를 주는 식품이기도 하다. 이런 효능을 떠나 토마토는 만복감을 주고, 싱싱한 채소로 건강에 좋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여러 식품학자들과 연구자들은 이 두 가지 식품을 같이 먹을 때 효과가 뛰어나다는 것을 연구를 통해 밝혀냈다. 즉, 토마토를 올리브유에 볶아 먹을 때 항산화 효과가 최고라는 주장이다(토마토 스파게티가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요리다). 아니면 그저 토마토에 신선한 올리브유를 뿌려 먹는 것도 좋겠다.




고대에는 권력자들이 귀한 꿀과 올리브유를 몸에 바르는 것으로 피부 관리를 했다고 한다. 이는 현대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꿀과 올리브유를 섞어 얼굴에 바르는 팩은 효과가 있다. 피부에 바르는 용도라면 굳이 비싼 제품을 살 필요는 없겠다. 엑스트라 버진 등급 중에서 저렴한 것으로 쓰면 되고, 집에서 요리용으로 사놓은 올리브유가 좀 오래되었다면 버리지 말고 ‘피부에 양보’하는 것도 좋다. 필자 개인의 경험이지만, 이탈리아에 있을 때 워낙 올리브유가 싸서 피부에 발라본 적이 있다. 당시 이탈리아 신문에 나온 기사를 보고 따라해 본 것이었다. 놀랍게도 피부가 상당히 좋아졌다. 이유를 몰랐는데, 과학적으로 기름은 보습 효과가 아주 뛰어나다. 물과 기름의 원리라고 한다. 피부는 수분을 지키고 있어야 탄력이 있고 보기 좋다. 즉 보습이 중요하다. 올리브유 같은 기름 성분은 수분이 빠져 나가는 것을 막아준다고 한다. 많은 화장품에 기름은 물론 올리브유를 사용하고 있는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니다.

여름은 토마토가 싸고 맛있기도 하다. 토마토를 많이 요리하고, 이때 질 좋은 올리브유를 함께 드시는 것을 권장한다.


※ 동아약보 2023년 8월호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