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바이오주치의] 변비약, 어떻게 선택할까?

작성자
admin
2023-10-10
조회
118

[바이오주치의] 변비약, 어떻게 선택할까?


글| 안미람 약사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콘텐츠에 대한 소감을 남길 수 있습니다.


변비는 대변 배설이 순조롭지 않은 상태로, 배변 시 무리한 힘이 들어가거나 일주일에 배변 횟수가 3회 미만인 경우 등을 말합니다. 변비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고 복합적입니다. 대표적으로 장운동 기능의 저하, 식이 섬유 및 수분 섭취 부족, 운동 부족, 과도한 다이어트, 스트레스, 고령 등이 있습니다. 또한, 질환이나 약제 사용으로 변비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변비는 식습관이 불규칙하고 운동량이 부족한 현대인에게 흔히 발생하기 때문에 약국에서 판매하는 변비약의 도움을 받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러나 변비약에도 종류가 많다는 것 알고 계시나요? 각자의 증상에 맞게 적절한 약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변비약의 종류와 작용 기전, 그리고 증상에 따라 어떻게 선택하면 좋은지 알아보겠습니다.


 


팽창성 하제

발현시간 약 12~72시간 후


변비에 1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제제로서 주로 섬유질 성분으로 구성된 팽창성 하제는 장 내에서 수분을 흡수해 부푸는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장 내용물을 불려 변의 양을 많게 해주는 원리로 배변 활동을 원활하게 돕습니다. 팽창성 하제는 복용 후 약효 발현까지 약 12~72시간 정도 소요됩니다. 또한 약효가 효과적으로 작용하려면 충분한 물과 함께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식사 후에 곧바로 팽창성 하제를 복용하는 것은 오히려 소화를 더디게 하고 복통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공복 상태에서 복용하는 것이 더 좋습니다. 대표적 성분으로 차전자피, 푸룬 등이 있으며 의약품이 아닌 식품 형태로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부작용이 적고 임부 및 수유부도 사용할 수 있는 안전한 약이 많지만 그만큼 약효가 떨어진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삼투압성 하제

발현시간 약 24~72시간 후


삼투압성 하제는 위나 소장에서 흡수되지 않고 대장으로 수분이 유입되게 해서 딱딱한 변을 무르게 합니다. 대표적 성분으로 락툴로오스(lactulose), 소비톨(sorbitol), 글리세린 성분 등이 있습니다. 팽창성 하제와 비슷하게 약 24~72시간 후에 약효가 발현됩니다. 부작용이 적고 순하게 작용하는 변비약에 속하지만 가스를 발생시켜 복통이나 복부 경련을 유발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자극성 하제

발현시간 약 6~8시간 후


장이 음식물을 배설 기관으로 서서히 밀어 보내는 것을 연동 운동이라고 합니다. 자극성 하제는 이 연동 운동을 촉진하고 점액이 분비되어 대변을 무르게 해 장을 자극합니다. 복용 후 6~8시간 후에 빠르게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아침에 대변을 볼 수 있도록 자기 전에 복용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효과가 빠르다는 장점 때문에 약국에서 손님이 가장 많이 찾는 변비약의 종류입니다. 그러나 1주일 이상 장기간 복용 시 대장의 연동 운동이 둔해지거나 비타민 결핍, 설사 등의 부작용 위험도 크기 때문에 복용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자극성 하제는 복용할수록 요구량이 많아지기 때문에 점차 복용량을 늘려야 한다는 위험성이 있습니다. 대표적 성분으로는 비사코딜(bisacodyl)과 센나 추출물이 있으며 두 성분의 복합제로 더 강력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약도 시판되고 있습니다. 제산제, PPI 제제, H2 수용체 길항제를 복용 중이거나 우유를 먹은 경우 2시간 이상의 간격을 두고 자극성 하제를 복용해야 합니다.


 


연화성 하제(배변윤활제)

발현시간 약 1~3일


계면활성제 작용으로 지방과 수분을 섞이게 하여 변을 연하게 만들고, 변 표면의 습윤 작용을 증가시키고 변의 마찰을 줄여 변의 통과가 원활하게끔 돕는 하제입니다. 대변이 연화되기까지 1~3일 정도가 소요됩니다. 도큐세이트(docusate) 성분이 대표적이며, 장기적인 변비 치료용으로 사용하는 것은 권장하지 않습니다.


 


이렇듯 다양한 기전을 가진 변비약이 있고 그 장단점도 차이가 있기 때문에 증상에 따라 약사와의 상담을 통해 적절한 약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변을 못 본 지 얼마나 되었는지, 평소 변비가 자주 있는 편인지 아니면 일시적인 변비인지를 약사에게 말해주면 큰 도움이 됩니다. 초기 변비이거나 다이어트로 인한 음식물 섭취가 적어 발생한 변비의 경우에는 팽창성 하제를 추천합니다. 반면, 중장년 환자의 경우 장운동 기능 자체가 저하되어 발생한 변비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자극성 하제를 복용해 장운동을 촉진시켜주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여기에 변을 못 본 지 2~3일 이상으로 오래되었다면 딱딱해진 변을 무르게 해주는 삼투압성 하제를 추가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 동아약보 2023년 10월호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