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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주치의] 건강 상태를 알아보는 척도, 소변

작성자
admin
2023-07-06
조회
160

건강 상태를 알아보는 척도, 소변


글| 안미람 약사


소변은 현재 건강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척도가 됩니다. 평소보다 소변 색이 노랗다면 수분이 부족하거나 비타민B군을 섭취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먹은 음식에 따라서 옅은 갈색이나 주황색을 띠기도 합니다. 음식으로 인한 소변 색 변화는 일시적인 증상입니다. 그러나 주의를 기울여야하는 경우도 잇는데요, 바로 소변에 거품이 끼는 단백뇨와 피로 인해 선홍빛을 띠는 혈뇨가 나타나는 경우입니다. 이는 주요 신장 질환을 짐작할 수 있는 신호가 되기도 합니다.


 


 소변에 단백질? 


단백뇨는 단백질을 동반한 소변을 뜻합니다. 소변에 거품이 끼는 거품뇨가 일시적이지 않고 며칠에 걸쳐 지속된다면 단백뇨를 의심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신장 기능이 정상이라면 단백질은 신장에서 걸러져 혈액으로 되돌아가기 때문에 소변에서 검출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신장 기능에 이상이 생겨 단백질이 제대로 여과되지 못하면 소변과 함께 배출되는데, 성인 기준으로 하루에 500mg 이상의 단백질이 소변에서 검출된다면 단백뇨로 정의합니다. 간혹 과도한 운동을 하거나 감염으로 인한 고열 등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일시적으로 단백뇨가 나타나지만 대체로 원인이 해결되면 증상도 사라집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신장 질환이나 여러 성인병에 의한 단백뇨입니다. 관련된 질환으로는 사구체신염, 신증후군, 신장 종양, 고혈압, 당뇨, 심부전 등이 있습니다. 또한 이부프로펜, 나프록센과 같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도 신장 기능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에 단백뇨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단백뇨와 함께 동반되는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부종, 소화불량 등이 있습니다. 몸이 많이 붓거나 정강이 앞쪽을 눌렀을 때 피부가 빨리 돌아오지 않고 꺼진 채로 지속되는 경우 심한 부종이 동반되었음을 쉽게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가장 정확한 진단은 병원에서 신장 기능 검사를 받는 것입니다. 간 건강을 확인할 때 간 수치를 확인하는 것처럼 신장 기능을 확인할 때는 사구체여과율(GFR) 수치를 참고합니다. 사구체여과율은 분당 90mL 이상이면 정상입니다. 검사 직전 물을 많이 마신 경우 실제보다 단백질이 덜 검출되는 등 사구체여과율은 검사 당시 환자의 상황에 따라 변동 가능성이 높아 지속적으로 검사하며 추이를 지켜보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일반적으로 사구체여과율이 분당 60mL 이하라면 정밀 검사를 받을 것을 권합니다.



 소변이 붉은 이유? 


혈뇨는 소변에 혈액, 즉 적혈구가 섞여 나오는 경우를 말합니다. 단백질과 마찬가지로 적혈구 또한 분자 크기가 크기 때문에 신장에서 체의 역할을 하는 사구체를 통과하지 못하고 소변으로 배출되지 않습니다. 혈뇨는 소변 색이 붉게 변해 육안으로도 확인 가능한 육안적 혈뇨와 정밀 검사로만 확인 가능한 미세 혈뇨로 나뉩니다. 혈뇨의 원인도 두 경우에 따라 다릅니다. 육안적 혈뇨는 신장에서 소변이 만들어진 후 배출되는 과정에서 거치게 되는 방광, 요도 등의 신장 외 기관들에 생긴 결석, 염증, 종양, 상처 등으로 인해 소변에 혈액이 유입되어 발생합니다. 반면 미세 혈뇨는 육안적 혈뇨와 달리 장기의 구조적인 문제보다 신장 기능의 이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간혹 미세 혈뇨임에도 방광암과 같은 내과적 질환에 의한 것일 수 있으므로 신장 기능뿐만 아니라 영상 검사도 함께 시행합니다. 혈뇨가 있다고 해서 반드시 방광암이나 신장암 같은 질환을 의심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여성의 경우 질환 없이도 미세 혈뇨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남성의 경우 꼭 정밀 검사를 받을 것을 권장합니다. 그 이유는 방광암 및 신장암의 위험군이 남성 또는 50세 이상이거나 암 가족력이 있거나 오랫동안 흡연을 해 온 경우이기 때문입니다. 위험군에 해당되면서 혈뇨가 나타나는 경우에는 반드시 정밀 검사를 받을 것을 권장합니다.



이렇듯 단백뇨와 혈뇨는 그 자체로 또 다른 질환의 신호가 됩니다. 특히 단백뇨 또는 혈뇨가 나타났다면 다양한 질환 중 사구체 관련 질환을 의심해 보아야 합니다. 사구체는 신장의 필터 같은 역할을 하면서 노폐물은 배출시키고 단백질과 적혈구 같이 우리 몸에 필요한 것들은 다시 체내로 흡수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세균, 바이러스의 감염이나 자가 면역 반응 등으로 인해 사구체가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경우 사구체 질환이 발생합니다. 대표적으로 사구체에 염증이 생겨 손상을 입는 사구체신염이 있습니다. 사구체신염의 주요 증상이 검붉은색의 혈뇨와 거품이 많은 단백뇨입니다. 사구체신염은 세균 감염으로 발생하는 요로 감염과는 달리 비세균성 염증 질환입니다. 따라서 사구체신염은 면역억제제로 치료하고 요로 감염은 항생제를 주로 사용한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사구 체신염은 발생 원인에 따라 사구체에 직접 면역 반응이 생기는 경우도 있고 당뇨, 고혈압, 루푸스와 같은 자가면역질환, 암과 같은 전신적 질환으로 인해 사구체에까지 영향을 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자각하기 힘든 경우가 많기 때문에 혈뇨나 단백뇨가 있다면 정밀 검사를 통해 조기 발견될 수 있도록 주의가 필요합니다.


사구체신염 환자를 포함하여 신장 관련 질환자는 식습관 관리가 매우 중요합니다. 신장 기능이 떨어지면 신장의 주요 역할인 체액 내의 나트륨, 칼륨과 같은 전해질의 균형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신장 기능이 떨어진 사람은 특히 칼륨의 배출이 어려워지므로 칼륨이 많이 함유된 녹색 채소, 오렌지, 바나나, 감자, 생선 등의 섭취는 조절이 필요합니다. 또한 국과 찌개 등 짜게 먹는 식습관을 가진 한국인 특성상 나트륨 섭취도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부종과 고혈압을 동반한 경우라면 필수입니다. 그러나 환자마다 개인차가 있으므로 병원의 지시에 따라 자신에게 맞는 식사를 하시기 바랍니다.


※ 동아약보 2023년 7월호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