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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삶+] 코미디언·작가 고명환

작성자
admin
2023-10-27
조회
371

해답은 고통 속에 있습니다


코미디언·작가 고명환


몇 해 전부터 사실을 콕 집어서 이야기하는 것을 뜻하는 신조어로 ‘뼈 때리다’는 말을 자주 하게 됩니다. 뼈를 난타할 정도로 정곡을 찌르는 말이 때로는 누군가의 삶을 바꾸기도 하는데요, 뼈를 때리는 것을 넘어 심장이 뒤집어지게 세상을 이롭게 하는 말을 매일매일 전하고 있는 고명환 님을 만났습니다.



코미디언, 배우, 작가, 사업가, 강연자 등 다양한 활동을 꾸준히 이어가고 계십니다. 특히 아침 긍정 확언을 촬영한 영상을 SNS 채널에 올리시면서 여러 사람들과 소통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아침 긍정 확언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우울증이 한 번 찾아오면 짧으면 1주일, 길면 3개월 정도 우울한 상태로 지냈던 적이 있었어요. 그때는 좋아하던 책도 한 글자도 못 읽고 그저 술만 마시면서 우울증이 지나가기를 기다렸던 거죠. 그러다 양자역학에서 말하는 파장을 떠올려 봤어요. 부정적인 생각으로 하루를 시작하면 하루 종일 좋지 않은 파장 속에서 살게 되더라고요. 불안감이 크고 걱정거리가 많더라도 아침에 좋은 기운과 말로 시작하면 하루를 풍성하게 살아갈 수 있으니까요. 아침에 알람이 울려서 그제야 일어나 바쁘게 씻고 출근하는 것과 일어나자마자 이불을 개면서 하루를 어떻게 살아갈지 의지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큰 차이라는 거죠. 결국 악순환과 선순환의 전환점을 어디에 두느냐에 달려 있어요.


불안한 현대 사회에서 우울감에 빠진 분들이 많은데, 저처럼 매일 아침 영상을 찍지 않아도 하루를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갈지 스스로 결정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다 보면 삶을 대하는 자세가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아침 긍정 확언을 700일 이상 하면서 우울증이 한 번도 찾아오지 않는 것만 봐도 확실한 효과가 있었어요. 하루도 빠짐없이 1,000일 나아가 10,000일까지도 도전하다 보면 저에게 어떤 새로운 일이 벌어지게 될지 기대가 돼요.


 


아침 긍정 확언에서 책 속 한 줄 또는 감명 깊게 읽고 있는 책을 소개해 주시기도 하십니다.독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데요, ‘작가님’으로서 생각하는 독서의 궁극적인 목적은 무엇인가요?


제가 책을 읽는 이유는 잘 죽기 위해서예요. 책을 읽다 보면 나의 진짜 삶을 알게 돼요. 내 삶이 어떠한지 알다가 죽어야 후회가 없어요. 그런데 인생의 후반전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인생의 후반전은 나이로 따질 수 없어요. 은퇴를 하고 나이를 먹었다고 해서 인생의 후반전으로 넘어가는 게 아니에요. 일곱 살이라도 동네 도서관에 있는 책들을 다 읽고 인생의 후반전으로 넘어간 사람들도 있어요.


 


대부분 안정적으로 살기 위해 교육을 받고 좋은 일자리를 찾아가는데요. 조직에 소속된 분들이라면 퇴직할 때쯤 남은 인생을 생각하는데 그러면 이미 늦어요. 예전에는 평균 수명이 짧았지만 지금은 100세 시대잖아요. 빨리 나의 존재를 깨우쳐서 진짜 나의 삶을 찾아가야 돼요.


내가 태어난 이유는 우주와 나 이외의 사람, 그리고 나 이외의 자연을 위해 여러 사람들과 공존하고 서로 도움을 주고받고 살아가는 것에 있어요. 내 욕심, 내 행복, 내 것만 찾는 것이라고 교육을 받아 왔는데 이제부터는 이런 단계에서 빨리 넘어가야 돼요. 남을 위하는 것이 즐겁고, 남을 위하는 것이 나를 위하는 것이라는걸 알아가는 거예요.


 


나만을 위해서 계속 살아가면 진짜 내가 왜 태어났는지 죽기 전에는 알 수 없다.


그렇게 살다가 죽음 앞에 가서 ‘좀더 남을 위해서 살 걸’이라고 후회하는 게 인간이다.


-고명환, 『나는 어떻게 삶의 해답을 찾는가』 중에서



남을 이롭게 하는 일을 하는 것이 현재 내가 하는 일과 연결되는데, ‘사업가’로서 어떤 목적으로 일을 대하며 어떻게 일의 가치를 발견하시나요?


우리는 대부분 일을 하면서 살아가는데, 일하는 시간이 행복하려면 어떤 목적으로 일하는지 생각해 봐야 돼요. 예를 들어 신약을 개발한다고 하면 진정한 이타심으로 출발하지 않으면 새로운 아이디어나 계획이 떠오르지 않아요. 인류를 위한 일이 무엇인지 진심으로 생각해야 되고 그렇게 하려면 심장이 뒤집히는 경험이 있어야 돼요. 결국 책을 읽을 때 심장이 뒤집어지는데요. 인문, 철학, 역사 등 다양한 책을 가까이하는 거죠. 역사책은 수천 년, 수만 년 전 기록을 압축하고 비유와 상징으로 담아낸 거잖아요. 이런 이야기를 책으로 읽다 보면 해독을 하게 되고, 감동을 받게 되면 심장이 뒤집어지면서 남을 위하는 것이 행복이라는 걸 깨닫게 되죠.


저는 요식업을 하다 보니 직접 요리하고 서빙한 음식들을 사람들이 먹고 건강해지면 좋겠다고 노력하니까 하루하루가 행복하더라고요. 요즘 좋은 정보를 담은 동영상 콘텐츠를 시청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런데 영상은 1,000시간, 10,000시간을 봐도 책을 직접 읽는 것과는 달라요. 영상으로는 그 순간 무슨 이야기인지 이해할 수 있지만 진심으로 심장이 뒤집어지지는 않아요. 그래서 시를 많이 읽고 암송하라는 이야기를 하는데요. 시를 읽고 산책을 하면서 생각을 하다 보면 어느 날 갑자기 심장이 뒤집어져서 그 시와 더불어 자연의 광경을 보며 자신만의 깨달음을 갖게 돼요. 그러면 하루하루가 행복하면서 돈을 벌려고 애쓸 때보다 돈이 저절로 들어오는 경험을 하게 되는데 이게 진정한 선순환이에요. 따라서 이 모든 걸 알기 위해 책을 읽어야 돼요.



‘강연자’로서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다 보면 청중들의 단골 질문이나 궁금증이 있을 듯합니다.


독서를 강조하다 보니 인생 책을 소개해 달라는 분들이 많아요. 제가 10년 넘게 독서한 내용을 빨리 습득하겠다는 반응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이런 마음은 악순환으로 가는 길이에요. 독서를 어느 정도 한 후에 심장이 뒤집어진 사람들은 인생 책을 물어보지 않아요. 왜냐하면 내 마음과 생각의 변화 과정을 거쳐야 진정한 삶의 깨달음에 이르는 거죠. 파이어족(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 의 약자, 이른 은퇴가 목표인 사람들)을 꿈꾸는 분들도 많은데 일을 안 하고 그저 놀기만 할 순 없어요. 그렇게 살면 죽음 앞에 가서 후회하게 될 거예요. 우리 인간은 이 세상에 태어난 자체만으로 삶이라는 선물을 받은 거예요. 나 혼자 즐기고 행복하면 태어난 이유가 아무것도 없어요. 어떤 생물이든 서로에게 이로움을 주고 받는 건데 인간은 내 것만 가지려고 하잖아요.


 


놀고 소비하며 즐기는 것은 단편적인 행복이다.


인간은 생산적인 삶을 살 때 행복하다.


특히 자신의 생산 활동으로 타인을 도와줄 수 있을 때 가장 행복하다.


-고명환, 『나는 어떻게 삶의 해답을 찾는가』 중에서


 


독서로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 내면서 미래에는 ‘도서관장’이 꿈이라고 들었습니다. ‘도서관장’을 꿈꾸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저의 아침 긍정 확언을 보면서 책을 읽기 시작했고, 책을 읽게 되면서 심장이 뒤집어졌다는 분들의 이야기를 듣게 되면서 저 역시 긍정적인 변화를 함께 경험하게됐어요.


예를 들어 우리나라를 선진국으로 만들고 나아가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서 이로운 나라가 되려면 책을 읽고 심장이 뒤집어져야 돼요. 그게 바로 변화의 시작점이에요. 우리나라도 영어를 공통어처럼 사용하면 세계적으로는 엄청난 힘이 생기게 되고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 넓어질 거라고 봐요. 영어와 마찬가지로 온 국민이 책을 읽고 무엇이든 스스로 해석을 해서 심장이 뒤집어지면 그때 창의가 발휘가 될 거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창의를 발휘하기 시작하면 우리는 강국이 되는 거죠. 독서가 선순환의 트리거로 작용했으면 해서 도서관을 만들고 싶은 꿈을 꾸게 됐습니다.


계속해서 도전해야 진정한 ‘안정’을 얻을 수 있다.


안정을 추구해야 할 이유가 없는데도 한자리에 머물면서 먹고 자고 편히 쉬고자하니 성취감이 사라진 마음에 공허함이 자리 잡는 것이다. 결국 우울해지는 것이다.


-고명환, 『나는 어떻게 삶의 해답을 찾는가』 중에서



 



고명환 님께 약(藥)이 된 말은 무엇인가요?


“해답은 고통 속에 있습니다” 제가 요즘 책에 사인할 때 쓰는 말이에요. 이 말을 듣고 심장이 뒤집어지시는 분은 삶의 후반전으로 넘어가실 수 있는 분이죠. 저는 실제로 죽기 직전까지 가봤으니 고통으로 따지면 최고 강도를 경험했어요. 노인과 바다에서 ‘사람은 파멸당할 수 있을지언정 패배하지는 않아’라는 말이 나와요. 여기서 패배(敗北)의 패(敗)는 ‘지다’는 뜻이에요. 누구나 질 수 있고 지는 게 당연해요. 그런데 배(北)는 ‘도망가다’를 가리키기 때문에 좋지 않은 말이에요. 고통을 피하려고, 고통에서 달아나려고 할수록 더 고통스러워요. ‘고통’이라는 단어 자체가 부정적이고 부담스러운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고통이라는 단어에 자꾸 지면 안 돼요. 고통, 역경, 고난 이런 모든 것들이 그냥 우리의 삶이에요. 같은 길을 걸어가도 누군가는 쾌락이라고 하고 누군가는 고통이라고 하죠. 결국 본인이 선택하고 통제하는 거예요.


누구나 앞을 향해 달려가는 건 고통이에요. 그런데 고통에는 도전 의식이 있어요. 경기(景氣)가 어렵다고 버티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라도 하면서 한 발짝 앞으로 더 나가는 거예요. 거창하지 않아도 새벽에 남들보다 30분 일찍 일어나서 책을 읽고 회사에 출근하겠다는 것만으로도 앞으로 나아가는 시도예요. 이렇게 사소한 일이라도 꾸준히 하다 보면 고통이 전혀 고통스럽지 않고 자신만의 행복을 발견하게 될 거예요.




▲유튜브 고명환TV




※ 동아약보 2023년 11월호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