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동아세포마을] 바른 식습관과 위 건강

작성자
admin
2023-02-10
조회
145

바른 식습관과 위 건강


글 최석재 응급의학과 전문의


응급실에서 다양한 환자를 만나다 보면 먹는 음식과 관련된 질환으로 병원에 오는 경우를 자주 목격하게 됩니다. 가볍게는 먹은 음식에 의해 알레르기가 발생해서 오는 경우부터 잘못 보관된 회나 상한 고기로 인해 복통, 구토, 설사를 하면서 오기도 하죠. 어떤 경우는 급히 먹은 음식이 식도로 넘어가지 않고 기도에 걸려 위험천만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응급실 찾은 위 질환 환자들


연세 많으신 어르신들은 일반적인 위장염이 큰 위험으로 다가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연세가 90에 가까운 할머니께서 2일 전 음식을 잘못 먹고 위장염이 발생해 구토를 하셨습니다. 구역감이 심하니 물도 잘 못 넘기시다가 탈수가 진행되었습니다. 환자분께서 화장실을 가려고 일어나다가 갑자기 어지러워 쓰러지면서 얼굴과 무릎을 바닥에 부딪혀 응급실에 실려 오셨습니다. 혈액 검사를 해보니 구토와 탈수로 인해 콩팥 이상과 전해질 이상이 발생한 상태였습니다. 다행히 얼굴과 무릎의 외상은 크게 문제가 없어서 수액 치료를 하고 위험을 넘겼지만 고령의 환자에게 단 2일의 구토와 탈수도 얼마나 큰 위험이 될 수 있는지 알 수 있는 경우였습니다.


위는 탄력이 좋은 주머니처럼 생겼습니다. 주름이 많아서 식사를 하지 않을 때엔 쭈글쭈글 줄어들어 있다가 음식이 들어오면 풍선처럼 크게 늘어납니다. 복통으로 응급실에 온 환자의 복부 CT를 찍었을 때 이런 위의 특성을 잘 볼 수가 있지요. 그런데 어떤 환자의 위는 내용물이 별로 없는데도 아주 길게 늘어져 배꼽 아래까지 이어진 경우가 있습니다. 이를 위하수라고 하는데요.


예전에는 심한 위하수의 경우에 잦은 소화불량의 원인이고 자연적으로 낫기 어렵다 하여 부분 위절제술을 시행하기도 했습니다. 배를 열고 위를 약 1/3에서 많게는 1/2까지 잘라내고 층층이 봉합하여 일반적인 위의 모습으로 만들어 주는 수술입니다. 지금은 배를 여는 수술의 합병증이 크고 식이 조절과 생활 습관 변화로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이 알려져서 수술을 하지 않습니다.



현대인 위 건강에 켜진 적신호


아무래도 위가 점점 늘어난 뒤 회복되지 않는 원인은 과식하는 습관의 영향이 클 것입니다. 바쁜 현대 생활에서는 짧은 시간 내에 음식을 빠르게 먹게 되죠. 급하게 먹으면 위의 포만감을 느끼는 중추가 만족하기 전에 다량의 음식을 섭취하여 위가 평소보다 커집니다. 어쩌다 한번의 과식이라면 충분한 시간이 지나면서 위는 다시 수축하게 되지만 끼니마다 빠른 속도로 많은 양의 음식을 위에 넣게 되면 다시 수축하기 어려워지게 됩니다.


또한 사무실에서 컴퓨터 작업을 오래 하거나 장시간 운전을 하는 분이라면 체간, 가슴과 복부가 움츠러든 채로 눌리고 상부 허리 부위가 긴장된 스트레스 상태가 지속됩니다. 식후에 오래 지속되는 스트레스 상태는 위의 연동 운동에도 영향을 주어 위가 운동을 멈추고 체한 듯한 상태가 자주 발생하게 되죠. 잘못된 자세가 위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당연한 결과입니다.




직장 생활하시는 분들은 식당에서 긴 줄을 피하기 위해 신속하게 이동해 밥을 먹고 다른 사람에게 자리를 내어줍니다. 식사하기 전에는 긴장된 상태이고 식사를 할 때는 천천히 꼭꼭 씹어 먹지 않습니다. 조직의 효율성을 위해 개인의 건강한 습관을 포기해야만 할까요? 건강을 담은 도시락으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것도 건강한 습관을 위한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좋은 식습관으로 챙기는 위 건강은 단순히 위라는 장기 하나의 문제로 끝나지 않습니다. 오래 꼭꼭 씹어 잘게 으깨어지고 위를 통과하여 소화된 음식물은 소장과 대장의 장내 미생물 환경을 좋게 만듭니다. 이는 우리의 기분과 감정을 긍정적으로 만들어 행복감을 가지게 하는 세로토닌이 원활히 분비될 수 있도록 합니다. 따라서 업무 효율도 올라갈 수밖에요. 자신을 아끼고 사랑해 주려면 잠시 동안의 여유가 필요합니다.


자주 체하는 분들께 솔루션을 드립니다. 등과 허리와 어깨를 쭉 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 자세는 흉강과 복강, 장기로 말하면 폐와 위, 소장과 대장이 눌리지 않고 충분히 연동 운동을 할 수 있게 합니다. 만약 이미 체한 듯 상복부 불편감이 있다면 엎드린 상태에서 타인의 도움을 받아 7번째 흉추의 좌우 부분, 여성으로 보면 브래지어 라인의 정중앙에서 좌우를 꾹꾹 강하게 눌러주면 체한 증상을 호전시키는 데 도움이 됩니다. 과도한 교감 신경의 흥분 상태를 조절하는 방법입니다. 좋은 자세, 좋은 식습관으로 위 건강부터 정신 건강, 마음 건강까지 모두 챙길 수 있기를 바랍니다.


※ 동아약보 2023년 2월호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