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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주치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도전 정신

작성자
admin
2021-03-01
조회
645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도전 정신


인간이 다른 동물과 구별되는 능력 중에 하나가 학습능력이 아닐까 한다. 학습능력 덕분에 인류는 시행착오를 거쳐 과학적, 기술적 진보를 이뤄냈다. 하지만 학습능력을 무시함으로써 이뤄낸 성과도 존재한다. 


인간의 뇌는 두세 번의 실패를 경험했을 때 능력의 한계치를 규정하여 더 이상의 시도는 무의미하다는 신호를 보내는 지극히 합리적인 프로세스를 지녔다. 그런데 ’7전 8기’ 또는 ‘될 때까지 한다’ 등의 구호가 존재하는 것으로 보아 인류는 훌륭한 학습능력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기질이 있는 모양이다. 7전 8기까지는 아니어도 4전 5기로 본인이 목표한 바를 이뤄내고 인류에게 따끔한 메시지를 날린, 잘 생겼지만 우직한 남자를 소개해볼까 한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 번쯤 들어봤을 이름일 것이다. 뛰어난 외모 덕분에 아역배우로 시작해서 지금은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배우로 성장했다. 그의 외모는 그를 어린 나이부터 스타덤에 올려놓기는 했지만, 진정한 배우로 인정받는 데 오히려 걸림돌이 되었다. 누구라도 인정하는 훌륭한 연기를 보였음에도 보수적이고 엄격한 아카데미는 항상 그의 연기를 외면했고,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그의 외모가 오히려 그를 배우로 바라볼 수 없게 한다고 평가했다. 


최근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아카데미에서 4개의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것을 보고 아카데미에서 수상하는 것이 쉬울 것 같다고 생각한다면 크나큰 오산이다. 


아카데미는 역사적으로 보수적이며 편협한 평가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비록 최근에 와서 많은 변화를 추구하고 있지만 말이다. 기생충이 무려 6개 부문 후보로 올라 4개 부문이나 수상했음에도 남녀주연상이나 남녀조연상 부문에서 후보에도 오르지 못한 것만 봐도 여전히 보수적인 시상식임을 알 수 있다. 


빼어난 외모와 뛰어난 연기력을 갖추고 30년 가까운 연기 경력을 가진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에게도 아카데미의 평가는 가혹하기만 했다. 1994년 ‘길버트 그레이프’로 남우조연상 후보에 오르며 아카데미에 노크를 시작한 그는 2005년 비운의 천재 억만장자인 하워드 휴즈의 일대기를 그린 ‘에비에이터’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에 도전했다. 


하지만 그의 뛰어난 연기력에 기자들이 한껏 그가 수상하는 분위기로 몰아갈 때마다 매번 다른 배우들의 물오른 ‘인생연기’가 터지면서 그의 앞에서 트로피를 가져가는 일이 생겼다. 심지어 아카데미의 모의고사라 불리는 골든글러브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이번만큼은 수상이 유력하다’는 전문가들의 예상도 보기 좋게 빗나가기 일쑤였다. 


많은 사람들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도전에 회의적인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나이가 들면서 외모에도 변화가 생긴 데다, 영화 제작이나 여러 사업으로 돈을 많이 벌었기에 동기부여가 예전만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럼에도 그는 예전보다 더 심사숙고하여 대본을 고르고 본인의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갔으며, 몸을 사리지 않는 열정을 보이며 끊임없이 아카데미 수상에 도전했다. 


그렇게 그는 처음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로 올랐던 1994년 이후 22년간 도전을 거듭했다. 그 사이 그가 출연했던 영화는 18편, 이중 4편으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으나 모두 실패했다. 대부분의 사람이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도전하여 실패만 경험했다면 포기하거나 운명으로 받아들이겠지만 그는 절대 포기하지 않았다. 


2016년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저 예산으로 제작된 ‘레버넌트’에 출연하며 몸을 사리지 않는 열연을 보였다. 상업적인 영화에 집중된 아카데미였고 이미 5수를 하고 있던 그였기에 아무도 그가 수상할 것이라고 생각을 못했지만 결국 아카데미는 그의 열정에 항복하며 그에게 트로피를 주었다. 


전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이 그가 4전 5기 도전 끝에 이뤄낸 수상 소감에 관심을 기울였지만, 그는 눈물은커녕 영화에 대한, 또 그의 도전에 대한 이야기조차 꺼내지 않았다. 오히려 무덤덤하고 침착한 표정으로 평소에 관심이 많고 왕성하게 활동한 환경 보호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고, 사람들에게 본인보다는 환경에 더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아마도 그가 이런 소감을 밝힌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허세를 부린 것이라고 할 수도 있겠으나 필자에게는 그가 수상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이 목표의 끝이 아닌 거쳐가는 과정이며 앞으로도 도전을 멈추지 않겠다는 굳은 의지의 표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그가 4전 5기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지도 어느덧 5년이 지났다. 하지만 수상 소감처럼 그는 여전히 환경 보호 운동을 하면서 배우로서 작품 활동도 왕성하게 하고 있다. 


그의 도전은 끝이 아닌 현재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