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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주치의] 우리는 제대로 자고 있을까요?

작성자
admin
2021-02-01
조회
689

우리는 제대로 자고 있을까요? 

커피와 술이 좋은 수면을 방해하는 다양한 이유


글| 안미람 약사


‘좋은 수면’의 중요성은 많은 연구를 통해 오랫동안 강조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이유로 불면증을 겪고 있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좋은 수면을 방해하는 대표적인 요인인 카페인과 알코올이 어떻게 수면에 영향을 주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카페인, "낮에 마신 커피가 새벽까지 작용한다?" 


카페인은 졸음을 유발하는 과정을 차단하여 잠을 깨웁니다. 그런데 오후에 마신 커피 때문에 오히려 밤에 잠을 못 청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아마 한 번쯤 경험해보셨을 텐데, 이는 카페인의 반감기 때문입니다. 반감기란 체내에 섭취된 약물이 절반의 양으로 줄어드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을 말합니다. 카페인의 반감기는 대여섯 시간입니다. 즉, 오후 3시에 마신 커피 한 잔이 저녁 9시가 되어도 절반은 남아있다는 뜻이지요. 또한, 그로부터 다시 6시간이 지난 새벽 3시까지도 4분의 1의 카페인은 체내에 남아있다는 의미가 됩니다. 그럼 우리가 숙면을 취해야 하는 밤 시간 내내 카페인은 우리 몸에서 활동을 하는 셈이죠. 결국 깊은 잠에 들기 어렵게 만듭니다. 


 



 


비렘수면(non-REM sleep)을 방해하는 카페인, "자도 잔 것 같지가 않아!" 


수면에도 여러 단계가 있는데 카페인은 그중에서 몸의 회복을 돕는 비렘수면 시간을 짧게 만들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똑같은 시간을 자고 일어나도 다음 날 아침이면 개운하지 않은 느낌이 드는 것이지요. 이때 피곤한 기운을 씻기 위해 모닝 커피를 또 한 잔 마시게 되면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입니다. 


 


알코올, 자고 있지만 제대로 잠든 것이 아니라니! 


술을 마시면 나른해지다 졸음이 오곤 합니다. 이 때문에 알코올이 수면에 도움이 된다 생각하여 자기 전에 술을 마시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알코올은 절대 좋은 수면을 돕는 물질이 아닙니다. 술을 마시면 뇌에서 잠을 유도하는 물질이 분비되고 활성화되어 몸을 진정시키고 잠이 들게 하지만 알코올로 인해 잠이 빨리 드는 것이 좋은 수면으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잠을 자는 동안에도 뇌는 다양한 단계에 거쳐 활동하며 뇌파를 발생시키는데, 알코올은 진정제로 뇌의 활동을 잠재우기 때문에 정상적인 수면 패턴을 만들기 어렵게 합니다. 


 


뇌를 각성시키는 알코올, "잘게 쪼개어진 잠" 


알코올은 분해되는 과정에서 뇌의 각성 물질의 양을 증가시켜 잠을 자는 동안 신경계를 자극할 수 있기 때문에 밤새 더 자주 깨게 하거나 수면 흐름이 매끄럽게 이어지는 것을 방해하여 깊은 잠에 들기 어렵게 합니다. 알코올의 수면 유도 효과는 일시적인 것이며 오히려 각성효과가 더 커서 선잠이 드는 듯한 상태로 만드는 것이지요. 또한 과음한 밤에 화장실을 가려고 잠에서 깬 적이 있으실 것입니다. 술의 이뇨작용 때문인데, 음주한 다음날 목마름을 많이 느끼는 원인으로 잠을 방해하는 요인이 됩니다. 이러한 습관은 수면의 질을 낮추고 알코올 중독으로도 쉽게 이어지는 지름길이기 때문에 잠을 청하기 위해 술을 찾는 분이 있다면 음주만은 꼭 피하시길 권고 드립니다.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인들의 일상에서 커피와 술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로 자리매김하였습니다. 그런데 이 둘이 '좋은 수면'을 방해한다는 사실은 모른 채 다른 곳에서 불면증의 원인을 찾거나 약에만 의존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수면의 질이 고민인 분들이라면 커피와 술을 줄여 보시는 것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또한 규칙적인 수면 패턴과 6시간 이상의 충분한 수면시간, 그리고 햇빛을 자주 쬐는 것이 생체 리듬을 맞추고 좋은 수면을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이야기 같지만 요즘처럼 야외활동이 제한적일 때에는 충분히 햇빛을 보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의식적으로 아침 기상 후에는 꼭 햇빛을 보는 노력을 해주신다면, 바람직한 수면과 더불어 생체 리듬과 면역 기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