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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주치의] 아이큐(IQ) 180 이상만 풀 수 있는 문제!

작성자
admin
2023-03-08
조회
381

아이큐(IQ) 180 이상만 풀 수 있는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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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큐(IQ) 180 이상만 풀 수 있는 문제!' 웹 서핑을 하다 보면, 흔히 볼 수 있는 자극적인 퍼즐 게임 광고 문구다.




[그림 1] 멘사 IQ Test라고 인터넷에 떠도는 문제


혹시나 나도 뛰어난 지능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기대감이 도전 의식을 자극한다. 물론 유료 게임 설치나 강제 광고 시청 등, 나의 시간과 비용, 개인 정보를 넘겨주는 따위의 대가를 치를 마음의 준비는 미리 해 두어야 한다. 생각보다 시시한 문제일 수도 있고, 퍼즐을 가장한 순수한 게임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남들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잠시나마 지적 우월함을 느끼며, “나 좀 똑똑한데?”라며 스스로 추켜세울 수 있는 소소한 행복이라면 행복이랄까.1) 그런데 ‘아이큐(IQ) 180’은 무엇을 의미할까? 막연히 머리가 좋다(지적 능력이 뛰어나다)라는 표현 정도로는 이해하겠는데, 과학적으로 어떠한 의미를 가지는 것일까?


 


‘IQ Test’의 선구자들과 현재


지능 지수(知能指數) 또는 IQ는 인간의 지능 일부분을 측정하기 위해 고안된 시험들을 통해 산출되는 총점을 말한다.2) IQ라는 용어는 독일의 Intelligenz-Quotient에서 변화한 것으로 독일의 심리학자 윌리엄 스턴(William Stern)이 1912년에 점수를 매기는 방식으로 제안한 것이 통용되어 일상적으로 쓰인다.


한편, 영국의 통계학자인 프란시스 갈톤(Francis Galton)은 처음으로 사람의 지능을 평가하기 위한 표준화된 테스트를 만들려고 시도했다. 그는 지능이 대체로 유전의 산물이라고 믿었고, 지능과 반사(reflexes), 근육 쥐기(muscle grip), 머리 크기(head size)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3) 1883년에 “인간 기능 및 개발에 대한 탐구(Inquiries into Human Faculty and Its Development)”를 출판하여 자신의 이론을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지능과 그러한 상관관계를 보여줄 수 없었고 결국 이 연구를 포기했다.


이에 프랑스 심리학자 알프레드 비네(Alfred Binet)는 테오도르 시몬(Théodore Simon)과 함께 1905년 언어 능력에 초점을 맞춘 ‘비네 시몽(Binet-Simon)’ 테스트를 발표했다. 그것은 아이들의 정신 지체를 식별하기 위한 것이었으며 지능을 측정한 첫 시도라고 볼 수 있다. 그 후 미국 스탠퍼드 대학의 심리학자인 루이스 터먼(Lewis Terman)은 1916년 비네 시몽 테스트를 개정하여 ‘스탠퍼드-비네 지능 검사(Stanford-Binet Intelligence Scales)’를 만들었고, 수십 년 동안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테스트가 되었다.


2023년 현재, 주로 사용되는 IQ Test는 성인용 웩슬러 검사(WAIS, Wechsler Adult Intelligence Scale)와 학령기에 있는 아이들을 위한 아동용 웩슬러 검사(WISC, Wechsler Intelligence Scale for Children) 정도가 있으며, 이들 Test가 가장 신뢰성 높은 지능 검사로 통용되고 있다.4)


 


“연예인 김00은 IQ 160의 멘사 회원!” – 비율 지능과 편차 지능


언론 매체를 보면, “연예인 김00은 IQ 160의 멘사 회원”, “뛰어난 지능과 미모를 겸비”와 같은 내용을 심심치 않게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지능 지수는 얼마나 높은 수치일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IQ의 확률·통계의 개념을 이해해야 한다.


IQ는 비율 지능(Ratio IQ, RIQ )과 편차 지능(Deviation IQ, DIQ )으로 나뉘는데, 현대에 이르러서는 편차 지능이 주로 사용되고 있다. 5) 비율 지능 지수는 실제 연령에 비해 정신 연령이 얼마나 높은지를 판단하는 지능 지수다. 예를 들어, 만 나이 5세 아동의 지능 검사를 실시한 결과 6세의 정신 연령을 가지고 있었다면 이 아동의 비율 지능 지수는 (6÷5)×100 = 120이다. 반면 편차 지능 지수는 같은 연령대에서 얼마나 평균에서 떨어져 있느냐에 따른 지능 지수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원점수 평균은 60이고 원점수 표준 편차는 20이며, 사용하는 표준 편차는 16인 지능 검사에서 80점의 원점수를 받았다면, 이 사람의 편차 지능 지수는 {(80-60)÷20}×16}+100 = 116 임을 알 수 있다.


이때 웩슬러(WAIS) 검사는 15, 스탠퍼드-비네 지능 검사는 16, 레이븐스 검사는 24를 표준 편차(Standard Deviation, SD)로 사용한다. 편차 지능에서 표준 편차에 대한 특별한 언급이 없으면 표준 편차 16을 따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쯤 되면, 이러한 표준 편차를 고려하지 않고선 IQ 수치 간의 정확한 비교가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표준 편차 ‘24’를 사용할 경우, ‘15’나 ‘16’을 사용하는 것에 비해 지수가 과대하게 반영되어 혼동을 불러올 여지가 있다.



언론 매체에서 언급되는 ‘연예인 김00 IQ 160’은 표준 편차 ‘15’ 기준(표의 왼쪽)으로 백분위 대략 100%에 해당하는 정규 분포다. 반면 표준 편차 ‘24’ 기준(표의 오른쪽)으로는 백분위 대략 1% 정도에 해당하는 수치가 된다[위 표의 (표준 편차 15)에서 130과 (표준 편차 24)에서 148은 같다].6) 실제 멘사의 경우 표준 편차 ‘24’를 사용한다. 따라서 표준 편차 15를 사용하는 웩슬러 검사(K-WAIS)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치가 높게 나온다.




[그림 2] 평균이 100이고 표준 편차가 15인 정규화된 IQ 분포


 


세계에서 가장 IQ가 높은 사람과 그 확률


한편, 세계에서 가장 IQ가 높은 사람으로 언급되는, 윌리엄 제임스 시디즈(William James Sidis)의 경우, 그의 비율 지능은 250~300 정도였다고 추정된다. 이를 편차 지 능으로 환산하면 약 200 정도에 해당한다.7)


이론상으로, 편차 지능에서 가능한 가장 높은 지수는 IQ 207이다. 이는 표준 편차 6.66(σ)이고, 확률은 1,000억 분의 1이다. 참고로 1,000억 명은 5만 년 전부터 태어난 현생 인류(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태어난 모든 인류의 수를 합한 것이다. 그러므로 1,000억 분의 1이라는 의미는 지금껏 지구에 존재했던 전 인류 중에서 최고인 사람을 의미한다. 하지만 현재 세계 어디에도 이러한 지능을 측정하는 방법은 없다.


 


대한민국의 높은 IQ - 플린 효과


Worldwide IQ Test 운용업체인 Wiqtcom은 2022년 6월 수집한 자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한국의 지능 지수(IQ) 수준은 전 세계 국가 중 국가 평균 지능 지수 순위에서 4위(111.33점)를 차지했다.8)



Worldwide IQ Test 설립자인 A.I 알라스탈로(A.I. Alastalo)는 ‘한국에서 제공하는 양질의 교육 제도가 한국 학생들의 비판적 사고 및 문제 해결 능력을 향상시킨다’고 진단했다.9)


 


또한 과거 2002년 북아일랜드 얼스터 대학의 리차드 린과 핀란드 탐페르 대학의 타투 반하넨 박사가 공동 저술한 “IQ와 국가의 부(IQ and the Wealth of Nations)” 보고서에 의하면, 대한민국의 평균 IQ가 106으로 세계 2위를 기록한 바 있다.10)



이 보고서에 따르면, 머리가 좋은 민족은 몽골(투르크 포함) 및 게르만 계통이며, 문자권은 한자(漢字)와 영어(英語) 문화권이다. 지역적으로는 동북아시아와 서유럽(미국·호주 포함), 종교적으로는 기독교와 유교, 정치적으로는 자유민주주의 시장 경제 또는 고대(古代)부터 문명화되었던 국가의 사람들이 지능 지수가 높게 나타났다.11)




[그림 3] 'Intelligence and the Wealth and Poverty of Nations'에 제시된 평균 IQ 값을 나타내는 지도


 


한편, IQ는 세대가 지날수록 평균값이 상승하는데 이를 플린 효과라고 한다.12) 뉴질랜드의 지능 연구가인 제임스 플린(James Flynn)이 제2차 세계 대전부터 1980년대 사이에 미군과 나토의 신병 지원자들의 평균 IQ를 분석한 결과, 10년마다 3점씩 올라갔다고 한다. 그런데 모든 사람들의 IQ가 일괄적으로 올라간 것이 아니라 IQ 분포의 하위에 있는 사람들의 점수가 올라간 것으로, 상위권의 점수는 거의 변동이 없었다고 한다. 이 현상에 대한 원인으로 추측되는 요인은 영양 상태 개선, 학교 교육의 확대 및 개선, 시험 친숙도, 전기와 전구의 공급으로 인해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난 것, 각종 매체의 보급으로 인한 지적 자극의 증가 등이 있다. 플린 본인의 설명에 따르면 현대 문명의 교육, 생활 등에 적응한 정도에 따라 높아진다고 한다.


곧이곧대로 해석하면, 대한민국은 지적 능력이 우수한 국가라고 볼 수 있으나, 앞서 IQ Test의 상위권을 차지한 국가들을 살펴보면 대개 가파른 경제 성장률을 보이거나 교육열이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 많다. 플린의 설명처럼, 교육과 현대 문명에 최적화되어 나타난 결과로도 볼 여지가 있다.


 


IQ Test에 대한 슬픈 진실과 미국의 수치스러운 역사


굳이 자세히 말하지 않아도, 쉽게 떠오르는 문제점들이 있다. 실제 과거 IQ Test는 우생학적으로 오용되기도 하였다. 원래 지능 지수 자체가 지적 능력이 높은 사람을 뽑아내는 것이 아닌, 지적 능력이 낮은 사람을 가려낼 목적으로 만들어 낸 개념이었기 때문이다. 루이스 터먼(Lewis Terman)은 모든 사람들에게 IQ 검사를 받게 해서, 지능이 낮은 사람이 나오면 그들의 성 기능을 상실시켜 지적 장애의 유전을 막아 더욱 좋은 미국을 만들자는 일종의 우생학적인 계획을 갖고 있었다. 이 명목하에 만들어진 단종법(斷種法, Sterilization Law)은 1907년 미국 인디애나 주에서 제정·시작하여 여러 주에서 이를 따랐으며, 1974년경까지 시행되어 13) 약 200만 명이 넘는 지적 장애인들은 불임이 되어야만 했다. 이후 위헌 판결이 나서 공식적으로 폐지되었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지능 지수는 정해진 틀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한계가 명확하다. ‘지능’이라는 것이 어떠한 한 분야에만 국한할 수 없고, 절대적인 두뇌 능력이 무엇인지조차도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지능 지수는 두뇌의 신경 전달 속도와 신경의 유기적 결합 정도를 기계적으로 측정한 수치도 아니며, 오히려 사회 과학적인 영역의 상대적 가치 평가 지수라고 할 수 있다.


결국 1등부터 꼴찌까지 소위 ‘줄 세우기’가 아닌 인간 본연의 가치를 바라볼 수 있는 관점이 필요하다. IQ Test를 통해 개개인의 한계를 결정짓고 성장 가능성을 닫아버리는 우를 범하지 말자.


<출처>

1) 그림 1의 정답 ‘B’

2) https://ko.wikipedia.org/wiki/%EC%A7%80%EB%8A%A5_%EC%A7%80%EC%88%98, 이하 참조

3) https://en.wikipedia.org/wiki/Intelligence_quotient, 이하 참조

4) 국내에서는 성인용 웩슬러 검사 K-WAIS(16∼64세)와 아동용 웩슬러 검사K-WISC(6∼16세), 그리고 유아용 웩슬러 검사 K-WPPSI(만 2세 6개월 ~ 7세 7개월) 이 3가지로 나뉜다. 최고 점수는 160, 최하 점수는 40으로 설계되었으며, 표준 편차는 15이다. 국내에서는 나이와 환경에 따라 다른 검사를 사용하고 있다.

5) 각주 1 참조

6) https://namu.wiki/w/%EC%A7%80%EB%8A%A5%20%EC%A7%80%EC%88%98?from=%EC%A7%80%EB%8A%A5%EC%A7%80%EC%88%98, 표 참조

7) 각주 1 참조

8) “Worldwide IQ Test 데이터 공개: 한국, 전 세계 국가별 평균 IQ 순위서 4위 기록”, 연합투데이, 2023. 1. 31.

9) “한국, 전 세계 국가별 평균 IQ 순위서 2022년 6월 기준 4위 기록”, 시사미래신문, 2022. 06. 29., https://www.sisamirae.com/news/article.html?no=58128

10) https://en.wikipedia.org/wiki/IQ_and_the_Wealth_of_Nations

11) “IQ-1등 국가, 한국인의 두뇌연구”, 월간조선 뉴스룸, 2004. 02. http://monthly.chosun.com/client/news/viw.asp?nNewsNumb=200402100015

12) https://en.wikipedia.org/wiki/Flynn_effect

13) “美 수치스런 역사 `단종법' 진상을 밝히다”, 연합뉴스, 2009. 6. 25. https://www.yna.co.kr/view/AKR20090625007700092


※ 동아약보 2023년 3월호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