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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문화약국] 내 안의 목소리는 친절한가요?

작성자
admin
2022-08-29
조회
129

내 안의 목소리는 친절한가요?

책 『네 명의 완벽주의자』, 이동귀·손하림·김서영(연세대학교 상담 심리연구실)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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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2명 중 1명이 완벽주의자?”


연세대학교 상담 심리연구실이 한국인 성인(20~60세) 51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 중 53.62%가 완벽주의적 성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 성인 2명 중 1명이 완벽주의적 성향이 있다는 의미다.


필자는 완벽한 사람이 아니다. 귀찮을 때는 ‘이따 해야지’하고 설거지를 쌓아두기도 하고, 여행 가기 전 챙겨야지 생각했던 물건을 그대로 집에 두고 오는 덜렁거리는 성격이기도 하다. 그러나 직장에서 맡은 일은 완벽을 추구하는 편이다. 그러다 보니 좀 더 잘 해내고 싶은 마음에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기도 하고, 실수를 하면 스스로 후회하고 자책하기도 한다. 갑작스러운 상황이 생겨 계획했던 일들이 꼬이면 과도하게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 정도면 됐다고 ‘적당히 대충’ 현실적으로 생각하자고 다짐하지만, 어느 순간 내면의 ‘완벽주의’가 꿈틀거려 사고를 지배하곤 한다. 필자와 같이 완벽주의적 성향에서 오는 스트레스, 불안 등 부정적인 심리를 줄이고, 더 나아가 완벽주의를 이용해 더 높은 성취와 만족감을 이루고 싶은 동아약보 독자들에게 책 『네 명의 완벽주의자』를 추천한다. 20여 년간 완벽주의를 연구해 온 책의 저자 이동귀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완벽을 추구하는 모든 사람이 행복한 완벽주의자로 거듭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책 『네 명의 완벽주의자』는 한국인의 완벽주의적 성향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분석과 사례, 현실에 적용할 수 있는 심리적인 대응 방법 등이 담겨 있다. 책을 통해 완벽주의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만으로도 스스로 지치고 힘들게 만들었던 마음을 달랠 수 있을 것이다.


 


불행한 완벽주의자와 행복한 완벽주의자


저자는 완벽주의자를 크게 두 가지로 나눠 설명한다. 불행한 완벽주의자와 행복한 완벽주의자다. 두 완벽주의자는 완벽함을 추구한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불행한 완벽주의자는 완벽주의 성향으로 인해 스스로 상처받고 힘들어하는 반면, 행복한 완벽주의자는 본인의 완벽주의를 긍정적으로 활용해 목표를 달성한다는 차이가 있다.


불행한 완벽주의자들은 주로 높은 기준을 추구하며, 목표를 이루는 과정에서 실수에 대해 걱정하고 상황을 통제하려 하며 끊임없이 자기 불안을 만들어낸다. 이후 자신이 원하는 방향의 결과를 달성하지 못했을 때 실력을 끊임없이 의심하고 자신의 노력 부족을 탓하며 스스로를 불행하게 만든다. 자기 자신을 냉정하게 인식하고 바라보기 때문에 계속해서 자신의 부족한 점을 끄집어 내 후회하고 자책한다.


반면, 행복한 완벽주의자는 자율적으로 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하지만, 실수에 대한 염려가 적고, 노력만으로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는 상황 또한 ‘그래, 그럴 수 있지’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목표 달성 과정에서 본인 스스로 느끼기에 버겁다면 잠깐 쉬기도 하고, 힘을 빼기도 하며 융통성 있게 완급을 조절해 간다. 실패를 경험하더라도 자신에 대한 자책보다는 결과에 대한 긍정적인 의미를 통해 실패를 새롭게 받아들인다. 자기 비난보다는 너그럽게 자신을 이해하는 자기 자비를 통해 성장의 동력을 마련하는 것이다.


“진정으로 행복한 완벽주의자는 완벽주의를 조절해야 할 때(스스로의 정신건강을 위해 완벽주의적인 기준을 낮추어야 할 때)를 알고, 희망과 달리 실수를 범하거나 목표를 다 이루지 못했을 때에도 과도하게 자책하지 않는다. 쉽게 말해, 완벽주의라는 연을 날릴 때 강하게 연줄을 당겨야 할 때와 바람에 연을 맡기고 힘을 풀어야 할 때를 잘 아는 것이다.”


책 『네 명의 완벽주의자』 中


 


행복한 완벽주의자로 거듭나기


책 『네 명의 완벽주의자』는 우리를 완벽주의자로 만드는 다섯 가지 요소와 네 가지 완벽주의자 유형을 분석해 설명한다. 완벽주의를 올바르게 파악하는 것에서부터 자기 자신의 완벽주의 성향을 건강한 경쟁력으로 만들 수 있다. 더 나아가 완벽주의적인 면을 가진 친구나 상사, 가족 등 타인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 건설적인 관계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저자가 제시하는 네 가지의 완벽주의자 유형은 ‘눈치 백단 인정 추구형’, ‘스릴 추구 막판 스퍼트형’, ‘방탄조끼 안전 지향형’, ‘강철 멘탈 성장 지향형’이다. 유형은 자신에 대한 평가가 스스로에게 있는지 타인에게 있는지(자기 평가 소재), 더 많은 것들을 가지길 원하는지 또는 갖고 있는 걸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한지(조절 초점)에 따라 나뉜다.


‘눈치 백단 인정 추구형’은 자기 평가 소재가 외부에 있고 더 많은 것을 이루려는 향상 초점의 특징을 지니기 때문에 상사나 부모와 같이 타인으로부터 인정받는 것이 중요하다. 타인의 인정을 위해서만 노력하기 때문에 정작 자기 자신에게 소홀해 지치게 만들기도 한다. ‘스릴 추구 막판 스퍼트형’은 마찬가지로 평가 소재가 외부에 있지만 예방 초점이 더 강하기 때문에, 완벽하게 해내지 못할 경우에 대한 평가나 실패가 두려워 일을 미루는 경향이 있다. ‘방탄조끼 안전 지향형’은 평가 소재가 내부에 위치하고 예방 초점의 특징 때문에, 신중하고 성실해 한국 사회에서 환영 받는 유형이지만 현상 유지와 안전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변화나 도전을 기피하는 성향을 지니고 있다. ‘강철 멘탈 성장 지향형’은 평가 소재가 자기 자신에게 있고 향상 초점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자신감 있고 주도적이지만 타인의 시선을 중시하는 한국 사회에서는 불편하게 인식될 수도 있다고 한다.


“가족이나 연인처럼 소중한 사람이 열심히 노력했는데도 아쉽게 실수했거나, 중요하게 여기는 일에서 성과를 거두지 못해 좌절하고 있을 때 당신은 뭐라고 말할 것인가? 


그들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소중하게 여긴다면 아마도 긍정의 말을 해줄 것이다. 더 잘하라는 채찍질도 상황을 봐가며 해야 하는 것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 이는 자신에게도 마찬가지다. 자신을 가장 사랑해줘야 하는 사람은 바로 당신 자신이다. 스스로에게 던지는 가혹한 비난의 말은 상처가 될 뿐, 더 나은 나로 나아가는 동력이 될 수 없다. 성장하고 싶다면, 자신을 사랑하고 스스로를 비난하는 일을 멈춰야 한다. 행복한 완벽주의자로서 마라톤과 같은 인생을 행복하게 ‘롱런’하려면 누구보다 자신을 아껴야 한다.”


책 『네 명의 완벽주의자』 中


학문적으로 분석된 완벽주의의 특징과 연구, 사례 등을 살펴보며, 필자만의 문제라고 생각해 답답했던 마음의 응어리가 어느 정도 풀렸다. 또한 이런 문제로 고민하는 비슷한 사람들이 많다는 생각에 작은 위안을 얻을 수 있었다. 성장, 서열, 경쟁 등이 당연하게 여겨졌던 사회적인 분위기 속에서 ‘완벽주의’를 추구할 수밖에 없었던 우리의 모습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됐다. 어쩌면 불완전한 인간으로서 우리 존재가 완벽하길 바란다는 것 자체가 모순적인지도 모른다. 스스로에게 자책보다는 친절하고 다정한 내면의 목소리를 건네보자. 필자와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는 동아약보 독자들 모두 ‘행복한 완벽주의자’로 거듭나는 노력을 통해 자신의 부족함을 끌어안고 사랑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