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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주치의] 매력적인 목소리의 비밀

작성자
admin
2022-08-25
조회
287

매력적인 목소리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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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이렌(그리스어: Σειρήνες Seirēn , 영어: The Sirens)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아름다운 인간 여성의 얼굴에 독수리의 몸을 가진 전설의 동물들이다.


세이렌은 이탈리아반도 서부 해안의 절벽과 바위로 둘러싸인 사이레눔 스코풀리(Sirenum Scopuli)라는 섬에 사는 바다의 정령 내지는 여신들이다.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에는 두 세이렌이 등장(그 후로는 세 자매, 네 자매가 등장)하는데 모두 노래와 연주 솜씨가 뛰어났다고 한다. 세이렌의 노래는 저항할 수 없을 정도로 매혹적이어서 수많은 남성이 목숨을 바치게 된다. 왜냐하면 세이렌의 목소리는 선원들을 유혹하여 바다에 뛰어들게 하는 충동을 일으켜 죽게 할 정도의 힘을 지녔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경보(警報)’를 의미하는 사이렌(siren)은 바로 여기에서 비롯된 말이다.1)  신화 속 세이렌처럼, 매력적인 목소리는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그 비밀을 알아보자.


 


7-38-55 규칙(메라비언의 법칙, The Law of Mehrabian)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 대학의 심리학 교수인 알버트 메라비언(Albert Mehrabian)은 1971 년 그의 저서 ‘ Silent Messages ’에서 7 - 38 - 55 규칙에 관한 개념을 제시했다.2) 그는 대화하는 사람들을 관찰, 상대방에 대한 호감을 느끼는 순간을 포착하여 누군가와 첫 대면을 했을 때 그 사람에 대한 인상을 결정짓는 요소(메시지의 전달 요소)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말의 7 %는 그 의미(Words)를 통해, 38%는 목소리의 톤(청각적 요소)을 통해, 55%[표정(35%), 태도(20%)]는 신체 언어(시각적 요소)를 통해 전달된다고 한다. 즉 메시지를 전달할 때 상대방에게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상대방 말의 내용이 아니라 이미지였다. 특히 전화로 상담할 때는 목소리의 중요성이 82%까지 올라갔다.



이처럼 효과적인 의사소통을 하려면 말투나 표정, 눈빛과 제스처 같은 비언어적 요소가 차지하는 비율이 무려 93 %로 높은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이게 바로 “행동의 소리가 말의 소리보다 크다”는 명언을 탄생시킨 이론으로, 그 후 ‘메라비언의 법칙(The Law of Mehrabian )’이라 불리게 되었다. 최근 협상과 설득, 마케팅 분야에서 공식처럼 따르는 법칙이기도 하다.3)


 


듣기 좋은 목소리의 공통점


이처럼 메시지를 전달할 때, 비언어적 요소가 중요하다는 것은 오랫동안 정설로 인정되고 있다. 그렇다면 비언어적 요소로서 어떠한 목소리가 호감을 일으키는 것인가.


우리는 목소리가 폐, 횡격막 및 성대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 그러나 목소리는 얼굴 구조, 표정, 자세, 변동하는 호르몬, 심지어 기분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한 연구에 따르면,4) 연구 참가자들은 목소리만으로 누군가의 체중, 키, 나이를 정확하게 추정할 수 있다고 한다. 즉, 목소리만으로도 신체적 특징에 대한 추정이 가능하다는 것은 사람의 목소리가 단순히 듣기 좋은 소리일 뿐 아니라 그 사람의 신체적 매력까지 가늠할 수 있는 지표가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연구에 따르면 남성은 여성의 고음 목소리를 선호하는 반면 여성은 남성의 안정적이고 낮은 목소리를 선호한다고 한다.5) 보통 목소리의 기본 주파수는 남성이 100 ~ 150Hz , 여성은 200 ~ 250Hz 정도이다. 100Hz 는 1 초에 성대가 100 번 진동한다는 뜻으로 소리가 높아질수록 주파수가 높다. 이에 비해 중저음의 목소리는 90 ~ 100Hz 정도로 낮다. 중저음의 목소리는 안정적이고 편안함을 준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여성은 중저음의 목소리를 가진 남성에게 매력을 느낀다고 한다.


2010 년 1 월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영화 ≪스타워즈≫의 다스베이더 목소리로 잘 알려진 제임스 얼 존스를 ‘가장 신뢰받는 유명 인사’로 선정하였다. 포브스는 그의 목소리를 미국 엔터테인먼트 역사상 가장 잘 알려진 목소리 중 하나라고 평가했는데, 묵직함으로 유명한 그의 목소리는 신뢰감을 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다스베이더 목소리의 제임스 얼 존스는 85Hz 정도의 중저음 톤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6)



실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가장 매력적인 남성의 목소리는 약 96Hz 의 중저음 톤이고 가장 매력적인 여성의 목소리는 최대 280Hz 의 중간톤이다.7) 이와 같은 성별 선호도에서 높은 목소리는 작은 몸을 나타내고 낮은 목소리는 큰 몸을 나타내기 때문이라고 한다. 특이하게, 여성이 배란 중일 때 증가된 에스트로겐이 목소리의 음높이를 높이기 때문에 그들의 목소리가 더 매력적으로 평가되었다(에스트로겐의 급증은 임신 가능성을 의미한다).8)


한편, 목소리는 다양한 주파수의 음이 혼합된 복합음이다. 성대의 진동으로 만들어진 기본음은 목과 인두강을 통과하면서 증폭돼 기본 주파수의 배수가 되는 주파수들이 섞여 화음을 이룬다. 예컨대 성대 진동으로 만들어진 120Hz 의 기본 주파수가 인두강을 거치면서 그 배수인 240Hz , 360Hz , 480Hz 등의 주파수 음들과 섞이면서 화음을 만든다. 이 배수의 주파수를 ‘하모닉스( harmonics )’라고 하는데, 보통 사람들은 단순음보다는 이러한 복합음(하모닉스 - 목과 입 안, 혀 뒤, 코 안에서 울리는 여러 소리의 복합음)을 좋아한다.9) 일반인의 목소리에는 하모닉스가 4 6 개뿐이다. 하지만 벨칸토( bel canto ) 창법으로 노래하는 유명 성악가들의 경우 하모닉스가 12 개에 이른다.10) 하모닉스가 풍부한 목소리는 깨끗하고 맑으며 울림이 있는 목소리를 의미하며 상대에게 신뢰와 믿음을 준다. 반면 거칠거나 너무 높은 목소리는 외모가 호감이 가도 불안을 유발할 수 있다.


 


듣기 좋은 목소리를 내려면


우리가 소리를 낼 때 후두 주변의 50 여 개 근육과 몸 전체의 400여 개의 근육 등 모두 450여 개의 근육을 쓰는데, 이것을 잘못 쓰기 시작하면 소리가 정상적으로 나오지 않고 허스키하게 나올 수 있다. 예를 들어서 긴장하면 목소리가 떨려서 소리가 안 나오는 사람도 있고 어떤 사람은 갑자기 긴장했을 때 목소리가 확 잠겨서 끊어지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증상들은 근육의 움직임이 잘 못 움직여서 나타난다.11)


듣기 좋은 목소리를 내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목소리에 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아보면, ⑴ 자기 목소리 찾기, ⑵ 복식 호흡하기, ⑶ 복합음(하모닉스)을 이루는 공명음 내기, ⑷ 성대 관리하기 정도로 크게 요약된다.12)


첫째, C spot 으로 자기 목소리를 찾는다.

사람마다 신체 구조가 다른 만큼 목소리 역시 동일하지는 않다. 그렇다고 좋은 목소리를 위해 모두 동일한 목소리를 가질 수는 없다. 이와 관련하여, 미국 UCLA Medical Center 의 목소리 전문가 Cooper 박사는 자신의 이름을 딴 ‘ C - spot ’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찾을 수 있다고 한다. 손으로 가슴 중앙의 흉골(가슴뼈) 검상돌기 아랫부분과 갈비뼈 사이의 오목한 부분을 눌러 가볍게 흔들어 주면서 허밍을 한다. 그렇게 하면 소리가 자연스럽게 어떤 톤을 찾아가게 되는데, 이 톤이 자신이 본래 가지고 있는 자연스러운 음성톤이다. 평소 말하는 발성 자체가 잘못 굳어져 약간의 대화에도 목이 쉽게 지치는 사람이라면 Cooper 박사의 방법으로 본인이 편안하게 낼 수 있는 목소리를 찾을 수 있다(동영상 링크 참조).13)


둘째, 복식 호흡을 한다.

목소리라는 것은 결국 호흡 기관 간의 조화를 의미한다. 그러므로 가슴, 배의 균형 있는 호흡이 필요하다. 특히 복식 호흡은 흉식 호흡보다 30 % 정도 폐활량이 많아 진다고 하며, 이러한 복식 호흡은 자연스레 목에 부담을 줄여 주어 목(성대)을 쥐어짜는 목소리로부터 해방될 수 있다. 복식 호흡을 느끼기 위해 다음과 같이 해보자. 우선 무릎을 약간 구부린 상태로 등을 대고 눕는다. 다음으로 흉곽에 손을 대고 코로 숨을 들이마실 때 배가 손에 닿는 것을 느끼고, 반대로 숨을 내쉴 때 배가 아래로 움직이도록 한다. 자연스럽게 복식 호흡이 되지 않는다면, 말을 할 때 배를 억지로 집어넣으면서 말하면 일시적으로 복식 호흡의 느낌을 알 수 있다.


셋째, 공명음을 찾는다.

우리 몸에는 구강, 인두강, 비강 등의 공명 기관이 있다. 벽에 기대고 턱을 내린 후 다음과 같이 훈련할 수 있다.

① 위아래 앞니를 붙이고 코가 울리도록 ‘잉’ 소리를 길게 낸다.

② ‘잉’ 소리를 내면서 입을 크게 벌려 ‘아’ 소리를 이어간다.

③ 이때 ‘잉’ 소리를 낼 때와 ‘아’ 소리를 낼 때의 울림 정도가 동일하게 연습한다.14)


넷째, 성대를 촉촉하게 한다.

흔히 날계란을 먹는 것이 목소리를 잘 내게 돕는다고 하는데 과학적 근거는 특별히 없다. 반면 충분한 수분 섭취는 성대를 건조하지 않게 하여 성대 건강을 유지해 준다. 성대를 윤활하게 만들어주는 윤활유의 99 %는 바로 물이다. 반면 커피, 홍차, 녹차 등은 성대가 고속으로 진동할 때 윤활유가 분비되는데 그 분비되는 윤활유를 마르게 한다. 엔진오일 없이 자동차가 달리는 것과 비슷하게 그런 윤활유 분비가 억제되니까 오히려 성대에는 해롭다고 할 수 있다. 기름진 음식은 위산 역류를 유발해 오히려 성대에는 좋지 않다.


이처럼 적절한 훈련을 통해 자기 본래 목소리를 찾을 수 있다고 하니, 참 다행이다. 목소리를 가다듬어 모두 신화 속 세이렌이 되어 보자.


1) https://ko.wikipedia.org/wiki/%EC%84%B8%EC%9D%B4%EB%A0%8C

2) https://www.rightattitudes.com/2008/10/04/7-38-55-rule-personal-communication/

3) https://blog.naver.com/PostView.nhn?blogId=icandoit88&logNo=30164387613

4) “Relationships between vocal characteristics and body size and shape in human males: An evolutionary explanation for a deep male voice” June 2006. Biological Psychology 72(2):160-3.

5) “Human Vocal Attractiveness as Signaled by Body Size Projection”, Yi Xu, April 24, 2013; https://doi.org/10.1371/journal.pone.0062397

6) “설득을 위한 스피치와 스토리텔링 연습”, 정은이, 4p 이하 참조.

7) “Popular Science: The Attractiveness of Our Voice”, May 01, 2020. Valentova JV.

8) “Do Women's Voices Provide Cues of the Likelihood of Ovulation? The Importance of Sampling Regime”, Julia Fischer, Published online 2011 Sep 21.

9) “목소리의 마술… 성대긴장 풀면 인생이 풀린다”, 2008. 01. 23. 한국일보

10) “면접에 성공하는 목소리의 비밀”, 2008. 09. 12, 한겨레

11) “‘허스키’ 성대 질환...예방과 치료는? [김형태, 이비인후과 전문의]” ; https://www.ytn.co.kr/_ln/0103_201311301600569313

12) “10 Simple Ways to Make Your Voice Sound More Attractive”, Nov 24, 2020. ; https://psiloveyou.xyz/10-simple-ways-to-make-yourvoice-sound-more-attractive-e953d6917f1e

13) https://youtu.be/4zhkzm74NWE

14) “목소리에 신뢰감 더해주는 ‘하모닉스’ 성대 훈련법”, https://ab33.tistory.com/399


※동아약보 2022년 9월호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