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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주치의] 어르신들의 필수템! ‘효자손’에 숨겨진 과학을 알아보자!

작성자
admin
2022-07-22
조회
176

어르신들의 필수템! ‘효자손’에 숨겨진 과학을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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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자손, 이상한 생김새 때문이라도 다들 한 번씩은 써본 물건. 이름에서부터 이 물건의 쓰임새를 알 수 있듯이, 특히 어르신들에게 인기가 많은 아이템이다. 그런데 문득 ‘왜 어르신들은 효자손을 즐겨 사용하실까?’라는 의문이 든다. 고상한 물건이라고 보기도 어렵고, 품위를 지키기에 사용 방법이 다소 민망할 뿐만 아니라 위생상 썩 좋아 보이지도 않는 그러한 물건인데 말이다. 이번에는 효자손에 관한 호기심을 해결해 보고자 한다.


 


효자손 이야기


다들 아시다시피, 효자손은 등 긁을 때 사용하는 도구다. 그 생김새가 대단히 정교하지 않고, 굳이 손 모양이 아니더라도 적당한 길이에 요철이 있기만 한 도구라면 효자손의 기능을 다 할 수 있다. 그래서 딱히 누가 최초로 만들어서 사용했냐는 ‘원조’의 논쟁은 불필요할 듯 싶다. 인간의 신체 구조상 등의 모든 부위를 손으로 편하게 만지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인류의 역사와 함께 효자손을 자연스레 사용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누이트(Inuit, 알래스카주, 그린란드, 캐나다 북부와 시베리아 극동에 사는 원주민)는 고래 이빨로 효자손(Backscratcher, 혹은 Scratch-back)을 조각해서 사용했다.1) 중국 농부들은 가축의 벼룩과 진드기를 검사하는 도구로 효자손을 사용했다. 비록 문학 작품 속 이야기이기는 하나, 당 현종 재위 시(712~756), 현종이 공덕원(功德院)으로 행차했을 때 갑자기 등이 간지러워 괴로워하자, 나공원[신선감우전(神仙感遇傳), 선전습유(仙傳拾遺), 일사(逸史)에서 나오는 도사 이름]이 대나무 가지를 꺾어 칠보(七寶)로 된 등긁개를 만들어 올렸고, 이에 현종은 크게 기뻐했다고 한다.2)


엘리자베스 여왕 시대(1558-1603)에도 효자손에 관한 이야기가 확인된다. 상아 손잡이 끝에 구멍이 있어서 허리에 걸거나 탈의실에 걸쳐 둘 수 있었다. 긁는 부분은 상아로 아름답게 조각된 손으로 이뤄져 있으며, 손톱은 날카롭게 형성됐고 가장 긁기 좋게 설계되어 있었다. 효자손은 새의 발처럼 생겼고, 발톱이 달렸으며, 그 끝은 매우 날카로웠다[그림 1].3)


조선시대 효자손도 유물로 확인할 수 있다. [그림 2]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이 효자손은 16개의 마디로 된 자루 손잡이에 머리가 달려있다. 머리 부분은 베로 만든 천을 돌려 감은 다음 다시 굵은 끈을 돌려 감고 표면에 칠(漆)을 입혔다. 자루 마디마디에는 연주문(聯珠文)을 돌려 넣고, 손잡이 끝은 모자처럼 볼록 솟은 모양으로 만들었다.4)



[좌, 그림 1] 엘리자베스 여왕 시대의 효자손 [우, 그림 2] 조선시대 효자손(유물번호 : 서울역사010287)


 


나이가 들면 가렵다? - 원인은 메르켈 세포(Merkel Cells)의 감소5)


이처럼 여러 시대와 문화에 걸쳐 효자손이 사용되어 왔다. 그런데 왜 유독 어르신들이 효자손을 사용하는 것일까? 실제 나이와 효자손의 사용과는 상관관계가 있는 것일까?


우선 임상적으로 신경 감각에 의한 가려움은 두 가지 의미가 있는데, 하나는 원래 가려움증을 야기하지 못하던 아주 약한 자극에도 가려움증을 느끼는 과다 과민성에 의한 가려움(hyperknesis)이고, 다른 하나는 가려움증과는 무관한, 예를 들어 바늘로 찌르는 통증 감각을 가려움증으로 느끼는 이질적 자극에 대한 과민성(alloknesis) 가려움이다.6) 이 가운데 이질적 자극에 대한 과민성(alloknesis) 가려움은, ‘가려움증 → 긁기 → (다시) → 가려움증 → …’와 같이 중간에 염증을 거치지 않는 악순환의 지름길(short circuit)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이와 관련하여, 워싱턴 대학의 후 교수(Hongzhen Hu)가 이끄는 연구진들은 피부 속 ‘메르켈 세포(Merkel Cells)’의 손실이 노화 및 건조한 피부와 관련되어 가려움(alloknesis, 이질적 자극에 대한 과민성)을 유발한다는 것을 알아냈다.7)


어린(2개월) 생쥐와 노령(24개월 이상) 생쥐를 대상으로 가벼운 접촉에 대해 긁는 반응을 조사했다. 가느다란 털[보다 명확히, 본 프레이(von Frey) 필라멘트]로 쥐의 목덜미를 기계적으로 자극하면 어린 생쥐에 비해 노령 생쥐가 훨씬 더 많이 긁음을 확인했다[그림 3, 4 참조].8)



[좌, 그림 3] 실험 개요, “Pain-Relieving Effects of mTOR Inhibitor in the Anterior Cingulate Cortex of Neuropathic Rats”, Sun Woo Um. 2019. 부분 본 프레이 필라멘트(Von Frey Filaments) 설계 그림 참조

[우, 그림 4] 본 프레이 필라멘트(Von Frey Filaments), https://www.bioseb.com/en/pain-mechanical-allodynia-hyperalgesia/577-von-frey-filaments.htm


피부 섬유의 발화(firing, 신경 전달의 활동전위 발생) 패턴 분석에 따르면, 어린 쥐들의 피부는 느린 적응 1형(type І slowly adapting, SAІ)의 형태로 지속적인 발화를 나타내는 반면, 나이 든 쥐들의 피부는 끊어짐이 반복되고 정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발화가 나타났다[그림 5].9)




[그림 5] 어린 생쥐(좌)와 노령 생쥐(우)의 피부 섬유의 발화(firing) 패턴 분석 차이


이를 통해 연구진은 ‘노화’가 외부 피부 자극과 같은 기계적 가려움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흥미롭게도, 가려움을 촉진하는 물질인 히스타민과 클로로퀸에 대한 화학적 반응에는 ‘긁음 – 연령’에 따른 차이가 없었다. 즉, ‘화학적’ 가려움증의 경로는 노화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 연구진들은 ‘기계적’ 가려움을 매개하지만, 화학적 가려움을 매개하지 않는 선택적 ‘메르켈 세포’의 의존적 경로를 확인했다[그림 6]. 




[그림 6] Piezo2 채널- 메르켈 세포 신호(Merkel cell signaling)에 의한 기계적 가려움증 억제


[그림 6]과 같이 메르켈 세포는 가벼운 기계적 자극에 대해 가려움 반응이 일어나지 않게 억제하는 신호를 보내고 있는데, 어린 생쥐와 노령 생쥐 피부에서 메르켈 세포의 분포를 조사하자, 예상대로 노령 생쥐에서 숫자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사실이 확인됐다. 


한 단계 더 나아가, 피부의 건조함이 가려움증에 미치는 영향도 함께 연구했다. 연구자들은 물(water) 처리된 대조군과 피부에 건조함을 유발하도록 아세톤-에테르-물(AEW) 처리된 생쥐를 비교할 때, AEW 처리된 실험군에서 메르켈 세포의 수가 감소하고, 이에 따라 가려움을 억제하는 신호(SAI의 구심성 발화율)가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



[그림 7] 노화가 진행되거나 건성 피부의 경우 메르켈 세포가 줄어들면서, 억제 신호가 약해지고, 이에 따라 외부 자극에 대한 과도한 가려움 반응이 일어난다. 


이처럼 노화되거나 건조한 피부에서는 메르켈 세포 수가 감소하고, 메르켈 세포 수가 손실되면 가려움의 억제 메커니즘의 작동 빈도가 감소하는 것으로 파악된다[그림 7].10)


실험 결과를 종합하여, 후(Hu) 교수는 접촉 유발 가려움증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메르켈 세포’라고 답했다.  결국, 노화에 따라 메르켈 세포가 크게 줄거나 기능이 떨어지면, 접촉 유발 가려움에 대해 분류하는 능력이 떨어지게 되고, 피부에 옷이 닿는 등의 일반적인 자극도 가려움으로 느껴질 수 있다. 어르신들의 가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효자손은 어찌 보면 세월의 흐름에 따른 당연한 결과물이다.


1) https://en.wikipedia.org/wiki/Backscratcher, Pattberg, Thorsten (May 2012). Inside Peking University. LoD Press. p. 11.

2) 네이버 지식백과, ‘나공원’;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1759571&cid=49253&categoryId=49253

3) http://www.thebookofdays.com/months/aug/19.htm

4) 서울역사박물관, 소장유물 검색, 효자손k https://museum.seoul.go.kr/www/relic/RelicView.do?mcsjgbnc=PS01003026001&mcseqno1=010287&mcseqno2=00000&cdLanguage=KOR

5) https://www.dongascience.com/news.php?idx=22356

6) 이갑석, “아토피피부염의 가려움증: 그 발생기전과 치료”, Allergy Asthma Respir Dis 2(1):8-15, March 2014 http://dx.doi.org/10.4168/aard.2014.2.1.8

7) “Piezo2 channel-Merkel cell signaling modulates the conversion of touch to itch” Feng J, Luo J, Yang P, Du J, Kim BS, Hu H, Science. 2018 May 4; 360(6388):530-533.

8) Dara Bree, “When Touch Causes Itch: A New Role for Merkel Cells in the Skin”, A recent mouse study identifies cells that regulate alloknesis through Piezo2, 2 Jul 2018, ; https://www.painresearchforum.org/news/98592-when-touch-causes-itch-new-role-merkelcells-skin

9) AMANDA H. LEWIS AND JÖRG GRANDL, “A cellular mechanism for age-induced itch”, Age-induced loss of touch signaling causes mechanical itch, 4. May. 2018.

10) 상기 9)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