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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문화약국] 불편함 속에서 찾는 편안함

작성자
admin
2022-04-25
조회
226

불편함 속에서 찾는 편안함 『불편한 편의점』, 김호연


‘불편하다.’ 단어만으로도 어딘가 불편해지는 말이다. 가족, 친구, 직장 동료 등 우리 삶에 엮인 불편함이 참 많다. 내 마음과 같지 않은 상황들과 사람들에 하루에도 몇 번씩 불편한 감정이 올라오곤 한다. 그런데도 우리는 이내 모른 척한다. ‘불편하다.’라는 감정이 밖으로 툭 튀어나오는 순간 진짜 ‘불편’한 상황이 생기기 때문에. 어쩌면 ‘불편’이라는 단어를 스스로 삼키면서 어른이 되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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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어른이들에게 건네는 불편한 손길

소설 『불편한 편의점』은 사람들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진 ‘편의점’이 역설적이게도 불편한 공간이 되며 이곳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인생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여러 인물이 처한 상황들과 그 과정에서 느껴지는 솔직한 감정들은 묘하게 우리 주변의 일상과 교차하며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각자 저마다 처한 사연들에 몰입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웃음 짓거나 울컥하는 순간들을 마주하게 된다. 그저 불편한 것들을 드러내고, 들어주는 인물들의 이야기 그 자체만으로도 지치고 메말랐던 어른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지는 듯하다.





불편함이 만드는 편안함에 대하여.

“마스크가 불편하다 코로나에 이거저거 다 불편하다. 나 하고 싶은 대로 할 거야 떠들잖아. 근데 세상이 원래 그래.사는 건 불편한 거야.” - 소설 『불편한 편의점』 中 -


모순적이게도 우리는 모두 ‘불편함’ 속에서 ‘편안함’을 찾곤 한다. 잠시 눈을 감고 모른 척하는 ‘불편함’들이 우리에게 훨씬 쉬운 방법의 ‘편안함’을 갖다주니까 말이다. ‘원래 다 그런 거야.’라는 이유로 당연시했던 불편함들은 우리 마음의 일시적인 도피처가 되어 찰나의 안락함을 갖다준다. 그런 경험들이 쌓이고 쌓여 나의 편안한 안위를 위해 타인의 불편함에는 점점 무감각해지곤 한다.

“결국 삶은 관계였고 관계는 소통이었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내 옆의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 데 있음을 이제 깨달았다.” - 소설 『불편한 편의점』 中 -

이 소설을 통해 내가 그동안 눈감아 왔던 불편함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됐다. 필자도 개인적인 편안함을 위해 때때로 타인의 불편함을 지나칠 때가 있었다. ‘말해봤자 달라지는 것은 없고 나만 피곤해질 텐데.’라는 생각은 점점 입을 굳게 다물게 했고, 이는 소통의 부재로 이어졌다. 소통의 부재는 마음 속에서 눈덩이처럼 커져 짜증과 원망으로 번지기도 했고, 좋지 않은 관계의 결말로 이어지기도 했다.

서로에 대한 공감과 이해를 위해서는 각자의 불편함을 꺼내 놓는 연습이 먼저 필요하다. 켜켜이 쌓인 불편함을 서로 솔직하게 드러낼 때만, 나의 불편함에 가려져 미처 보지 못했던 타인의 불편함에 대해 작은 손길을 건넬 수 있지 않을까. 처음 그 불편한 손길이 소통을 불러일으키고, 배려가 되며, 결국 완전하지는 않아도 이해의 시작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특별히 불편한 모든 어른이들에게 이 책의 한 구절을 선물하고 싶다. 내일은 타인의 불편함에 좀 더 예민하고, 친절한 내가 되고 싶다.

“밥 딜런의 외할머니가 어린 밥 딜런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해요. 행복은 뭔가 얻으려고 가는 길 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길 자체가 행복이라고. 그리고 네가 만나는 사람이 모두 힘든 싸움을 하고 있기 때문에 친절해야 한다고.” - 소설 『불편한 편의점』 中 -


※ 2022년 5월 동아약보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