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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으로 쓰는 편지] 기억을 떠올리며 추억을 간직하다

작성자
admin
2021-09-27
조회
474

기억을 떠올리며 추억을 간직하다 



동대문역 1번 출구를 나와

오른쪽 골목길로 올라가면 창신동이 나왔어.

다닥다닥 붙은 연립주택들 사이로

거미줄처럼 길이 이어지고

퇴근길 소주잔을 비우던 선술집들을 지나

낙산공원으로 이어진 길 끝 어디쯤

사대문 안 제일 높은, 하늘과 가장 가까운 곳인

옥탑방에 네가 살았지.

나는 캔맥주 몇 개와 과자 부스러기를 사서

좁은 오르막을 올라가 너를 찾아가곤 했어.




붉게 물든 하늘이 보이는 평상에서

여름엔 너무 덥고 겨울엔 너무 추운 창신동에서

김동률의 노래를 흥얼대거나 캔맥주를 마시며

흘러가는 청춘의 시간들을 함께 보냈지.




매일 아침 출근길 동대문을 지나며

언제나 내 기억 속 골목길 끝에 있는

오래 전의 네가 떠올라.

오늘의 너에게도 그때가 아름다운

기억이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