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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세포마을] 몸속 두 개의 풍선, 폐 건강할 때 지켜요

작성자
admin
2023-05-04
조회
86

몸속 두 개의 풍선, 폐 건강할 때 지켜요


글| 최석재 응급의학과 전문의


 


코로나19에 걸리셨던 분들은 호흡기 증상과 후유증으로, 걸리지 않으셨던 분들은 백신 접종, 자유로운 외출의 어려움, 마스크 착용의 불편함으로 고생이 많으셨을 것입니다. 필자도 코로나19로 며칠간 밤새 끙긍 앓으며 가족들과 격리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코로나19의 감염력과 중증도가 낮아졌지만, 지금도 응급센터에서는 면역력이 낮은 고령의 환자가 호흡 곤란으로 내원해 코로나19를 진단받는 일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폐는 평생 호흡하면서 손상되기 가장 쉬운 장기인데 유독 물질이 폐로 들어오면 적은 양이라도 직접적인 손상을 가합니다. 한번 망가지면 돌아오기 힘든 폐,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살펴봅시다. 


 


폐렴의 주원인


코로나19밖에도 폐렴을 일으키는 원인은 다양합니다. 가벼운 감기 증상을 만드는 각종 바이러스도 간혹 폐렴을 일으키기도 하고 기력이 떨어지는 노인에게는 음식물이 기도로 넘어가 흡인성 폐렴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폐렴에서 빼놓을 수 없는 원인이 바로 흡연입니다.


오랜 기간 담배를 피우신 분의 폐를 CT로 보면 폐에 구멍이 숭숭 뚫린 듯 조직이 치밀하지 않고 비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폐의 상태를 폐기종이라고 하는데요. 폐기종이 심하지 않을 때엔 폐의 다른 부분으로 호흡이 가능하기 때문에 증상이 별로 없지만, 폐기종이 점점 심해지거나 가벼운 감기라도 걸리면 심한 호흡 곤란을 보이며 쉽게 폐렴이 발생하곤 합니다.


한 중년의 환자분은 오랜 흡연으로 심한 폐기종을 앓고 계셨습니다. 가벼운 감기만 걸 려도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셨는데요. 폐기종뿐만 아니라 폐에 구멍이 뚫려 공기가 바깥으로 빠져나와 폐를 누르는 기흉도 앓으셨던 분입니다. 그 환자분께는 가슴 안쪽으로 손가락만한 호스를 넣어 공기를 빼 주는 흉관 삽입술도 두 차례나 시행하고 나서야 어렵게 호전되었습니다.


 


폐 질환의 돌이킬 수 없는 강 ‘흡연’


결핵 후유증과 흡연으로 인해 폐 질환을 겪는 분도 계십니다. 한 할아버지는 만성 폐쇄성 폐질환으로 호흡기 내과를 다니셨는데요. 만성 폐쇄성 폐질환이란 회복될 수 없는 기도 폐색으로 인해 폐 기능이 서서히 저하되는 병입니다. 할아버지의 왼쪽 폐 전체는 오래전 앓았던 결핵으로 가슴 엑스레이를 찍어보면 폐가 하얗게 나오고 공기가 전혀 들어가지 않는 상태였습니다. 간간이 쌕쌕거리는 호흡 소리를 내는 천식 발작과 비슷한 만성 폐쇄성 폐질환 악화 상태가 발생했습니다. 어느 날 음식을 먹다가 사레가 들어 기침하며 뱉어 냈는데 이후 점차 열이 나면서 호흡 곤란이 시작되었습니다. 사레가 들었을 때 기도로 음식물이 넘어가 흡인성 폐렴이 온 것이었습니다.


폐가 양쪽 다 온전하면 폐렴이 오더라도 산소화에 여력이 있지만, 할아버지의 경우 폐 한 쪽이 전혀 기능을 하지 못하는 데다 나머지 한 쪽도 만성 폐 질환으로 기능이 떨어진 상태라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최대 용량의 산소마스크에도 혈중 산소 수치가 낮아져 고유량 산소 요법과 동시에 네블라이저 치료, 항생제 주사, 마그네슘 주사 등을 시행해 겨우 위기를 넘길 수 있었습니다.


 


폐를 지키는 방법


호흡이 편안하고 혈중에 산소가 충만할 때엔 폐의 고마움을 모릅니다. 잠깐의 쾌락을 위해 담배도 태우곤 하죠. 하지만 호흡기계 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의 모습을 보다 보면, 폐는 건강할 때 지켜야 하겠구나 생각됩니다.


폐를 지키는 방법 중 기억해야 할 방법 하나는 예방 접종입니다. 폐렴을 일으키는 여러 원인 중에 폐렴구균이라는 세균이 있습니다. 폐렴구균 백신은 만 65세 이후에 한차례 맞습니다. 만약 65세 이전에 맞은 사람은 5년 뒤에 맞으시면 됩니다. 65세 이상의 노인은 국가에서 다당질 백신(23가) 1회 접종을 무료로 시행하고 있습니다.


매년 돌아오는 독감,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예방 접종도 있습니다. 매년 그해 유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바이러스의 종류를 파악해 3가 또는 4가 백신 접종이 이뤄집니다. 죽은 바이러스로 만들어서 면역 기능만을 만들어 내고 병을 일으키지 않는 방식의 불활성화 백신(사백신)이 대표적입니다. 질병을 일으키는 세균 또는 바이러스와 같은 병원체를 실험실에서 변형하여 제조된 약독화 생백신도 있는데, 이는 코에 직접 분사하여 접종합니다. 생백신이지만 사람 체온보다 낮은 온도에서만 증식할 수 있도록 선별된 바이러스로 만들기 때문에 우리 체온에서는 안전하게 면역 기능만을 만들게 됩니다. 독감 예방 접종을 해도 면역력이 형성되는 데에 2주에서 한 달이 걸리기 때문에 그 사이에 독감에 걸릴 수 있습니다. 또한 예방 접종을 하면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다른 감기 바이러스 감염이 예방되는 것은 아닙니다.


코로나19는 우리 몸의 장기 중 폐의 중요성을 한 번 더 느꼈던 기회였습니다. 동아약보 독자분들께서는 제일 큰 위험 요인인 담배를 끊고 미세 먼지나 유독 가스 등의 노출을 피해 신선한 산소가 가득한 공기에 내 몸을 노출시켜 주시기를 바랍니다. 또한 면역력 유지를 위해 항상 체온을 따듯하게 유지하고 따듯한 물이나 차를 자주 마시면서 비타민 C 복용을 게을리하지 않는 것도 감기 바이러스 감염 예방에 큰 도움이 됩니다. 감기 증상이 있을 땐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 씻기는 언제나 자주 하는 것을 기억해 주세요.


 


※ 동아약보 2023년 5월호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