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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삶+] 해마루 이차진료 동물병원 응급 중환자 의료센터 김하나 수의사

작성자
admin
2023-04-11
조회
219

반려동물의 심폐소생술, 소중한 생명을 살린다!

해마루 이차진료 동물병원 응급 중환자 의료센터 김하나 수의사



반려동물의 양육 인구는 현재 전체 인구의 30%인 약 1,500만 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한국인 네 명 중 한 명이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셈입니다. 그러다 보니 반려동물의 건강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들도 크게 늘고 있습니다. 반려동물도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등 응급 상황이 예고 없이 찾아옵니다. 큰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심폐소생술 등의 빠른 응급 처치가 무엇보다 중요한데요. 동물병원 응급 중환자 의료센터에서 반려동물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힘쓰고 있는 김하나 수의사님을 만나 반려동물의 심폐소생술이 왜 중요하고, 어떻게 처치하는지를 들어보았습니다.


 


동물병원 응급 중환자 의료센터에서 일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응급 중환자 의료센터는 임상 수의사가 반려동물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데 필요한 기본을 배울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해마루 이차진료 동물병원은 수의과 학생들 사이에서 유명한 곳입니다. 반려동물의 다양한 사례를 바탕으로 한 교육과 훈련을 제공하기 때문에 임상의 기본을 탄탄하게 다질 수 있습니다.


 


반려동물에게 심정지가 일어나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보호자가 구강 대 비강(Mouth-to-Snout) 방식으로 직접 심폐소생술을 진행해야 합니다. 우선 반려동물을 옆으로 눕혀 목을 일직선으로 만든 후 입을 막고 반려동물의 콧구멍에 보호자가 입을 대고 숨을 불어넣습니다. 이때 숨이 잘 들어가는지 확인하기 위해 흉곽이 움직이는지를 봐야 합니다. 그리고 가슴 압박도 동시에 진행해 줍니다. 30번 압박한 후 두 번 숨을 불어넣고 2분마다 호흡과 심박이 돌아오는지 확인하면서 동물 병원에 도착할 때까지 실시해 줍니다.


 


반려동물에 따라 심폐소생술에 차이가 있다고 하는데,어떻게 다른가요?


심폐소생술 방법은 다르지 않고 반려동물의 체형과 크기에 따라 흉부 압박의 방법에 차이가 있습니다. 고양이, 몰티즈와 푸들 같은 소형견, 도베르만이나 그레이하운드처럼 좁고 깊은 형태의 흉곽을 가진 반려견은 심장을 직접 압박해 줍니다. 즉, 흉부 압박이 심장의 펌프 역할을 대신하도록 만들어서 혈류가 폐와 전신의 조직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소형견과 고양이는 엄지와 중지만을 이용해도 압박이 충분히 가능합니다.


레트리버나 셰퍼드와 같은 중대형견은 흉곽의 가장 높은 곳에서 가슴을 압박해 흉강 안의 압력을 높여줌으로써 전신 순환이 이루어지도록 합니다. 중대형견의 심폐소생술은 양쪽 팔을 펴고 허리를 굽혀서 압박합니다. 팔의 힘보다는 배의 힘을 이용해서 가슴 압박을 해야 힘의 세기를 적절하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반려동물의 심폐소생술은 보통 눕힌 자세에서 진행하지만, 불도그처럼 평평하고 넓은 형태의 흉곽을 가진 반려견은 등을 바닥에 대고 천장을 보는 자세로 가슴을 압박해야 효과적입니다. 흉부를 압박할 때는 흉강 직경의 ⅓~½이 눌리도록 하고 압박 후에는 흉곽이 제자리로 회복될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흉부 압박 속도는 1분에 100~120회 정도의 속도를 유지합니다. 심폐소생술을 진행하다 보면 체력적으로 힘들기 때문에 2분마다 흉부 압박을 하는 사람을 교체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반려동물의 심폐소생술에도 골든 타임이 있나요?


수의학에서는 골든 타임이라고 해서 정해진 시간은 없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4~5분 안에 심폐소생술을 진행해야 정상적으로 회복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만약 그 이상의 시간이 경과하면 뇌세포 손상이 시작돼 자발순환 회복(Return Of Spontaneous Circulation)이 된다고 해도 뇌에 손상이 남을 수 있습니다. 심장이 멎은 지 약 10분이 경과하면 대부분 사망합니다.



응급 중환자 의료센터에서 근무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이나 동물이 있나요?


교통사고를 당한 후 수 시간 동안 길에 방치돼 있던 유기묘나 유기견을 구조해서 중환자의료센터로 오시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이런 동물들은 다발성 골절, 안구나 턱 손상, 장이 밖으로 나올 정도로 복벽 손상이 심한 경우가 많습니다. 동물들을 구조해 응급실을 찾아와 치료를 해주시는 것도 대단한데, 퇴원 후에는 집으로 데려가 가족으로 받아들이며 보호자가 되는 모습을 보면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최근에도 교통사고 후 도로에 방치돼 있던 강아지를 구조한 어느 분이 저희 센터를 찾아오신 적이 있습니다. 강아지는 척추와 다리 골절 등으로 인해 큰 수술을 몇 차례 받아야 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분은 생전 처음 본 강아지를 처음부터 끝까지 치료해 주셨고, 척추 골절로 정상적으로 걷지 못할 수도 있는데도 입양을 결정하셨습니다. 보호자분께서 사랑으로 잘 키워주고 계신다는 소식을 듣고 마음이 따스해졌던 기억이 납니다.


 


반려동물을 기를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요?


무엇보다 책임감이 가장 중요할 것 같습니다. 반려동물은 생명체이므로 사람과 마찬가지로 생로병사가 있습니다. 나이가 들면 아프기 마련이고, 생각지 못한 질병이나 사고에 처할 수도 있습니다. 또 어떤 반려견은 너무 짖어서 갈등을 일으키기도 하고요. 하지만 그 어떤 상황에서도 책임감을 저버리지 말아야 합니다. 반려동물은 소중한 생명이니까요. 반려동물을 기르면서 겪는 어려움이 있다면 주변의 도움을 받아 해결 방법을 찾아보면 좋겠습니다.


 



김하나 수의사님께 약은 무엇인가요?


저에게 약은 바로 응급 중환자 의료센터의 동료들인데요. 응급 중환자 의료센터에서 근무하다 보면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힘든 일이 아주 많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함께 일하는 팀원들을 떠올려 보는데요. 그러면 정말 힘이 납니다.


언젠가 저희 병원의 비지팅 프로그램에 참석하셨던 한 수의사 선생님께서 “위급한 상황에 처한 동물이 센터로 오면 누가 무슨 일을 할지 미리 정해 놓느냐?”라고 물어보신 적이 있어요. 응급 처치가 필요한 동물이 도착하자마자 수의사 선생님들과 동물보건사 선생님들이 각자 알아서 동물에게 필요한 처치를 준비하고 짧은 시간 내에 척척 진행하는 것을 보고 한 질문이었죠. 사실 저희 병원 선생님들은 할 일을 미리 정해 놓지 않아요. 그만큼 우리 팀원들의 경험이 풍부하고 잘 훈련돼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기에 매우 자랑스러웠습니다. 진료를 하다 보면 어렵고 힘든 상황이 많은데요, 말하지 않아도 마음이 척척 맞는 동료들과 협력해서 생명이 위독한 동물을 살릴 수 있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든든하답니다. 제가 혼자 일하는 것보다 팀을 이뤄 일하는 걸 좋아하는 이유입니다.


 


해마루동물병원

주소.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황새울로319번길 8-6 수의과학회관

상담 예약. 031-781-2992


※ 동아약보 2023년 4월호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