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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Park의 사교성] 죽마고우[竹馬故友]를 떠올리다

작성자
admin
2021-09-27
조회
527

죽마고우[竹馬故友]를 떠올리다 



대나무로 만든 말을 타고 놀던 벗이라는 의미로,

어릴 때부터 함께 놀며 자란 친한 친구를 가리킵니다.


 


죽마고우[竹馬故友]의 유래

『세설신어』 진서의 풍조편에서 유래한 단어입니다. 중국 위진 시대 때 ‘동진’의 간문제는 촉을 평정하고 돌아온 환온의 세력이 강해지자, 그의 친구였던 은호를 양주지사로 등용시켜 서로를 견제하게 만들었습니다. ‘후조’에 내분이 발생하여 동진에서는 은호를 대장으로 임명하여 출전시켰으나 대패하고 말았고, 이 틈을 타서 환온이 상소를 올려 결국 은호를 변방으로 귀양을 보냈습니다. 그러면서 사람들에게 자신과 은호의 관계를 설명할 때마다 죽마고우라는 단어를 사용하였지만, 끝내 친구를 부르지 않아 은호는 귀양지에서 생을 마감합니다. 이렇듯 처음에는 좋지 않은 의미로 쓰인 사자성어이지만, 한국에서는 오랜 벗을 지칭하는 데 사용하고 있습니다.


 


죽마고우[竹馬故友]를 소개하게 된 배경

나이가 들수록 가장 많이 떠오르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바로 가족 또는 친구들과 보낸 추억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사회에서 만난 사람들과는 현재와 미래 시점을 논의해야 하는 주된 목적을 가진 관계이지만, 유독 어렸을 때 같이 놀던 친구들과는 과거의 시간으로 돌아가 추억을 나누며 특별한 관계를 맺게 됩니다. 어릴 적 가을에는 항상 설레는 마음으로 체육대회를 준비하며 서로 경쟁도 하고 응원도 했었는데, 이제는 나이를 먹으니 하고 싶어도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박 과장의 죽마고우[竹馬故友]

저에게는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이어온 죽마고우가 있습니다. 여학생인 그 친구는 반장이었고, 저는 회장이었습니다. 당시 저희 어머니와 친구 어머니가 서로 잘 맞아서 먼저 친해지시고, 저랑 그 친구는 이유 없이 서먹하게 지냈습니다. 그래도 같이 방송국 퀴즈대회에 나가고(조기에 예선 탈락을 했지만), 다른 반이었지만 졸업식 때는 같이 사진도 찍으면서 학교 생활을 잘 마무리했습니다. 이후 그 친구는 이사를 가게 되어 자연스럽게 연락이 끊겼고, 대학생이 되어 문득 그 친구의 안부가 궁금해졌습니다. 백방으로 그 친구의 연락처를 물어보게 되었고, 결국 싸이월드를 통해 7년 만에 만날 약속을 잡았습니다. 학창 시절에 공부를 잘했고 성격도 섬세했던 친구라서 어떻게 변했는지 상상을 하고, 서로 서먹하면 어쩌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짧은 머리에 살짝 염색을 한 배용준 스타일의 머리를 하고 나타난 그 친구를 보자 웃음부터 나왔습니다. 세련된 스타일이긴 했지만 제 눈에는 아직 초등학교 5학년 때 만난 그 친구의 모습과 겹쳐 보였으니까요. 그 친구와 만난 날 서로의 근황을 묻고 영화도 보고 밥도 먹으면서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게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헤어질 때 다음을 기약했고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잘 지내고 있습니다.

결혼부터 출산까지 친구의 일을 내 일처럼 챙겨주고 사소한 것도 상의하는 사이가 되어 지내는 것을 보면, 사람의 인연이란 참 신기한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앞으로 5개월이 지나면 그 친구와 같은 반이 된 지 30주년이 되는데, 아이를 잘 키우라는 의미로 선물을 하나 준비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