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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Park의 사교성] 격세지감[見仁見智]을 느끼다

작성자
admin
2021-06-28
조회
601

격세지감[見仁見智]을 느끼다




그리 오래지 않은 동안에 상당히 많이 달라져서

전혀 다른 세상이나 다른 세대가 된 것 같은 느낌을 나타내는 표현입니다.


 


격세지감[隔世之感]의 유래

고려 말 조선 초의 성리학자로서 고려에 대한 절의를 지킨 길재. 그가 지은 시조는 격세지감의 감정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


오백 년 도읍지를 필마로 돌아드니

산천은 의구하되 인걸은 간데없네

어즈버 태평 연월이 꿈이런가 하노라


고려가 멸망한 뒤 수도 송도(지금의 개성)를 돌아보면 산천의 모습은 옛날 그대로라 태평성대했던 고려시대가 꿈인 것 같다며, 세상이 예전에 비해 크게 달라졌다는 느낌이 잘 살아 있습니다.

 


격세지감[隔世之感]을 소개하게 된 배경

여러분께 올해 1월 사교성으로 인사를 드리고, 눈깜짝할 사이에 벌써 상반기가 끝나 하반기의 첫 글을 쓰고 있다니 세월의 흐름을 너무나도 실감하고 있는 요즘입니다. 코로나19로 집과 회사가 전부인 삶을 살게 되니 더더욱 단순하게 보내는 일상이 세월의 흐름 속에 그저 놓여있는 듯합니다. 하지만 신문이나 주변을 돌아보면 최첨단 기기들이 계속 출시되고 있으며 기술이 진보하고 있어서 잠깐이라도 흐름을 놓치면 젊은 세대와 대화할 때 크게 뒤쳐지는 것 같아 최선을 다해 따라가보려 하는데, 시간이 갈수록 녹록지 않음을 느끼고 있습니다. 불과 10~20년 전만 해도 내연기관의 자동차가 일색이었는데 지금은 전기차부터 수소차까지 등장해 도로에서 쉽게 접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스마트폰이 폴더로 접히고, 투자의 대상이 채권과 부동산, 주식에서 코인까지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를 다 수용해서 활용하는 부분에 한계가 있으니, 저보다도 연배가 있으신 분들은 어떤 감정을 느끼게 될지 쉽게 가늠이 되지 않네요.


 


박 과장의 격세지감[隔世之感]

결혼한 이후 처음으로 놀이공원을 방문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11년 전에 놀이공원에 다녀왔지요. 놀이공원에 가기 전날 밤부터 무엇을 타야 할지 이야기를 나누며 무척이나 설레는 아내와 아이들의 모습을 보니, 문득 저의 어린 시절을 보는 듯했습니다. 그런데 아침부터 천둥, 번개, 돌풍에 폭우까지 내려 제 마음을 무겁게 하였고, 아이들도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놀이공원에 못 갈까 봐 고민했습니다. 이 모습을 보며 저조차도 비가 그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려웠습니다. 더구나 짐이랑 우산도 들어야 하고 아이들까지 힘들다고 보채면 안아줘야 되는데, 날씨까지 쌀쌀해 감기라도 걸리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들었습니다.

고민만 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직접 부딪혀 보자고 마음먹으며, 그날의 운에 모든 것을 걸고 무작정 놀이공원으로 갔습니다. 다행히 놀이공원에 도착했을 때 비가 그쳤고, 입장객이 소수라 놀이기구 줄을 기다리지 않아도 되는 최상의 조건이었습니다. 아이들과 신나게 놀다가 문득 어른이 되고 자주 가지 않았던 놀이공원 코스로 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곳에 가니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안고 있는 코끼리 비행기가 있었고, 제가 유치원 때 긴장과 설렘으로 즐겁게 탔던 기구가 오랜 세월이 지났음에도 그 자리에서 묵묵히 운행되어 왔다는 사실 자체에 격세지감의 감정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의 탈것을 찾으며 그간 관심이 없었던 코스를 구석구석 다녀 보게 되었습니다. 추억을 그대로 간직한 비룡 열차, 제트 비행기, 로보트 비행기 등이 아직도 있었고, 이제는 희미하다 못해 가물가물거리는 수십 년 전의 기억 파편을 조각조각 모아가며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 하루 종일 회상에 잠겨 공원을 두루 돌아다녔습니다. 물론 연식이 오래되지 않은 것도 있고 다채로운 볼거리도 있었습니다. 그 옛날 부모님과 다녔던 제가 어느 새 부모가 되어 아이들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모습을 보며 인생은 결국 돌고 도는 순환의 연속이며 세대간 공감과 대물림이 필연적일 수밖에 없음을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놀이공원을 다녀온 날이 아내와 아이들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기를 바라며, 먼 훗날 아이들도 부모가 되어 자신의 자녀와 다닐 때 제가 어떤 마음으로 같이 다녔을까를 떠올려 주기만 해도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평소보다 많이 걸으며, 아이들을 안고 짐을 메고 11km를 하루 종일 다녔더니 체력이 완전히 고갈되었습니다. 체력이 벌써부터 격세지감을 느끼면 안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