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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삶+] 동화산부인과의원 송동화 원장

작성자
admin
2022-04-25
조회
443

생명을 살리는 아름다운 손

동화산부인과의원 송동화 원장

이번 <건강한 삶+>는 진료실 안에서 환자들의 아픔에 공감하며 두 손을 모아 정성을 다해 진료를 하시고, 진료실 밖에서 환자들에게 쉽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해 만화를 그리는 송동화 원장님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환자에게 건네는 따뜻한 손

Q. 원장님께서는 어떤 계기에서 산부인과 전문의로 일하게 되셨나요?

대학교 때부터 생리통, 생리 불순 등 산부인과 질환으로 고통을 많이 받아서 병원을 자주 다녔어요. 제가 겪은 고통을 생각하면서 산부인과 의사가 되겠다고 결심했고, 수술을 배워서 환자들을 직접 치료하고 싶었어요. 안타깝게도 20년 전 제 경험과 마찬가지로 지금도 산부인과 질환으로 고민하시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알았어요. 제 작은 노력이지만 산부인과에 대한 인식이 조금이라도 바뀌었으면 하는 마음을 갖고 있어서 나이가 들면 개원을 하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전에 봉직의(奉職醫)로 근무했던 병원이 어느 순간 폐업을 하게 됐어요. 그 과정에서 법적인 문제를 비롯한 여러 가지 일을 겪으면서 제가 책임을 질 수 있는 범위에서 일을 하기 위해 작년 9월에 개원을 했어요.

Q. 요즘 산부인과를 찾는 환자분들은 주로 어떤 고민을 가지고 있으신가요?

코로나로 체중 변화가 생겨서 생리 불순 때문에 병원을 찾는 환자분들이 많아요. 체중이 증가하거나 감소하면 호르몬의 변화로 생리 불순이나 부정 출혈이 생겨요. 다행인 것은 예전보다 산부인과에 가는 것을 민망해하지 않는 분위기예요. 암 검사를 비롯해 정기 검진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형성되면서 산부인과를 찾는 연령대가 다양해졌고, 20대부터 자궁경부암 국가 검진을 시작해서 질병을 일찍 발견하고 치료하는 경우도 늘어났어요.

Q. 산부인과는 진찰 시간이 길어서 환자분들과 대화를 많이 하실 텐데요.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제가 처음 전문의가 되어 근무한 병원에서 진료를 했던 환자분이 계셨어요. 그분도 산부인과 진료로 만난 의사는 제가 처음이었을 거예요. 그런데 제가 봉직의로 일하면서 병원을 두 번 정도 옮겼는데 그분께서 제가 근무하고 있는 병원을 찾아서 진료를 받으러 오셨어요. 그러다 갑자기 병원 문을 닫게되었고 저 또한 개인적으로 여러 가지 일을 겪으면서 진료를 한참 쉬다가 개원을 하게 됐는데, 그 환자분께서 제가 개원한 병원까지 방문해 주셨어요. 신기하면서도 감사한 마음이 더 크더라고요.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서로 많은 일이 있었는데 지금까지도 저를 찾아 주셔서 특별한 인연으로 이어져 오고 있어요.



#만화를 그리는 금손

Q. 원장님께서 직접 그린 산부인과 툰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어떻게 만화를 그리게 됐나요?

제가 고등학교 때 만화 동아리를 운영하면서 만화가가 되겠다는 꿈을 가졌던 적이 있어요. 그 당시 부모님께서는 저에게 의사가 된 다음 만화를 그리면 더 좋을 것이라고 말씀하셔서 꿈을 잠시 접고 의대로 진학했어요. 그땐 부모님의 말씀이 엄청 그럴듯하게 들렸는데, 실제로 의대에서 공부를 하고 의사가 되어보니 그림을 그릴 시간을 내기 어려웠어요. 게다가 그 당시에는 출판물로 나온 만화만 있었을 뿐 웹툰이 없었으니까 지금처럼 만화를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도 아니었어요. 그렇게 그림과 동떨어져 지내다 개원 후 어느 영업 사원으로부터 SNS 활동을 추천받았어요. 여러 사람들이 올린 콘텐츠를 구경하다 보니 제가 만화를 제일 재미있게 보고 있더라고요. 20년이 흘렀지만 그림을 다시 그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전업 만화가는 아니지만 어렸을 때 가졌던 만화가의 꿈을 조금 이룬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만화를 보시는 분들이 산부인과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조금씩 허물기를 바라고 있어요.

Q. 산부인과 툰에서 어떤 만화가 가장 인기가 많았나요?

미혼모가 부모님께 임신 사실을 알리지 못하다가 응급 분만을 하게 된 이야기인데요. 실제로 종종 봤던 사례지만 내용이 충격적이다 보니 어느 커뮤니티에서 많이 공유됐어요. 현실은 더 충격적이지만 간단히 소개해 드린 내용만으로 파장이 크다는 것을 느꼈죠. 그 이외 실제로 진료 내용이나 진료 중 오해를 받은 일상적인 이야기를 재미있게 봐주시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환자분들의 개인 정보가 특정될 수 있어서 그대로 그리지는 않고, 나름대로 개인을 특정할 수 없게 이야기를 조금씩 각색해서 그리고 있어요. 이야기를 바꿔도 실제 상황은 그림에 나온 내용보다 훨씬 더 힘들고 심각한 내용도 많아서 어디까지 그려야 하는지 수위를 조절하기 위해 계속 고민하고 있어요.




Q. 만화 한 편을 그리는 데 시간이 꽤 오래 걸릴 텐데요. 만화가 주는 매력은 무엇인가요?

누구나 한 번쯤은 인터넷에서 웹툰을 접해 보셨을 거예요. 같은 내용이라도 줄글만 보는 것보다 그림과 글이 같이 있는 콘텐츠에 한 번 더 눈길이 가게 되잖아요. 간단한 그림이라도 전달력에서 엄청난 차이를 가져오는 것을 보면 정보를 전달하는 내용이라도 만화라면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을 느껴요. 무언가를 말로만 설명하는 것보다 그림으로 접하면 오랫동안 기억에 남기도 해요. 특히 산부인과 툰을 흥미롭게 잘 보고 있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뿌듯하더라고요. 앞으로도 열심히 그려서 많은 분들께 유익한 정보를 전달해 드리고 싶어요.

Q. 진료실 안팎은 물론이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고 계시는 원장님께 약(藥)이 되었던 일이나 말은 무엇인가요?

코로나 백신 접종 이후 부정 출혈에 관한 만화를 그려서 SNS에 올렸다가 댓글로 엄청난 비난과 백신 반대 항의를 받은 적이 있었어요. 대한의사협회의 권고안에 맞춰서 만화를 그렸는데 만화를 올리고 나서 백신 반대 의견이 거셀 줄 예상하지 못한 터라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어요. 그 일로 어떤 사안이든 옳고 그름을 기준으로 삼을 것이 아니라 사람마다 가진 신념이 다르기 때문에 어떤 일이든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 후 예민한 주제는 제 생각이 마치 의사를 대표하는 견해로 비칠 수 있을 거 같아 한 번 더 조심하게 됐고, 저에게 약이 된 일로 남아 있어요. 약이 된 일과 더불어 저에게 약이 됐던 말도 있어요. 의국 후배가 “선배님, 만화 너무 잘 보고 있어요.”라는 문자였어요. 일반인을 대상으로 그린 만화였는데 후배 의사가 만화를 잘 보고 있다는 이야기가 저에게 많은 힘이 됐어요.



동화산부인과

주소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중앙로 113 영한빌딩 7층

인스타그램 동화산부인과 @donghwaobg 산부인과 툰 @donghwaa2


※ 2022년 5월 동아약보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