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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삶+] 이비인후과 전문의 찐의사 tv 이영섭 원장

작성자
admin
2022-02-01
조회
713

좋은 사람의 향기를 찾아서


이비인후과 전문의 찐의사 tv 이영섭 원장


코는 호흡을 하고 냄새를 맡을 뿐만 아니라 발성을 돕는 신체 기관입니다. 더구나 코로나19로 코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됐죠. 이번 <건강한 삶+>에서는 2월호 주제인 ‘코’와 관련된 건강 상식을 친절하게 전달해 주실 이영섭 원장님을 만났습니다.



#건강한 향기를 찾아서


Q. 원장님께서는 어떻게 이비인후과를 전공으로 선택하게 되신 건가요?


감기, 비염, 중이염, 어지럼증 등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질환을 다루는 곳이 이비인후과입니다. 저는 아픈 사람들의 불편을 덜어주고, 언제든지 도움이 될 수 있는 의사가 되고 싶었어요. 이비인후과는 감기, 어지럼증 등의 질환을 가진 환자를 외래로 진료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비염, 축농증 등 수술도 할 수 있는 과(科)입니다. 다른 과보다 환자분들의 치료 경과나 효과가 상대적으로 눈에 보이게 나타나는 편이죠. 치료 효과를 금방 볼 수 있고 수술, 약물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이비인후과가 저에게는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Q. 환자들을 진료하시면서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 많을 것 같네요.


이비인후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후, 대학병원에 남아 세부 전공으로 코 파트를 좀 더 자세하게 배운 덕분에 비염 수술이나 치료를 전문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 주위를 둘러보면 코와 관련된 질환 때문에 불편한 분들이 많이 계실 겁니다. 비염 때문에 여러 병원을 다니며 고생하시는 분들을 만족스럽게 치료해 드렸을 때와 환자분들께서 코로 숨쉬는 행복한 표정을 봤을 때 일에 대한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환자분들께서 제 진료를 받고 귀가하실 때 만족스러운 표정만 봐도 뿌듯합니다.


 


Q. 코로나19로 우리 몸에서 코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실감하게 됐습니다. 특히 코로나 검사를 받을 때마다 면봉을 코 깊숙이 넣다 보니 고통스러울 때가 많은데요, 왜 면봉을 콧구멍 입구부터 비인두까지 넣어서 검체를 채취하나요?


코로나 검사는 코를 통해 비인두 공간까지 면봉을 넣어 균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으로, 검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불쾌하고 아프죠. 면봉을 코 깊숙이 넣는 이유는 콧구멍 안쪽으로 쭉 들어가 보면 코와 목이 이어지는 비인두 공간이 나오는데, 이곳이 바이러스가 머물기 가장 좋은 곳이기 때문에 비인두 주위를 면봉으로 문질러 점액을 채취하고 바이러스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만약 면봉을 콧구멍에만 문지르면 어떻게 될까요? 콧구멍에는 코털이 있어 호흡할 때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세균들을 방어하고 거르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상주할 확률이 떨어집니다. 실제로 코로나에 걸렸음에도 코로나 균이 묻어 나오지 않을 가능성도 높습니다. 이와 같은 이유로 자가 키트를 사용하면 콧구멍 뒤쪽까지 면봉을 확실히 못 넣기 때문에 검사 정확도가 떨어지게 되는 거죠.


 


Q. 코로나19로 비염 증상을 가진 분들은 코를 훌쩍이기만 해도 코로나 환자로 오인되기도 했습니다. 비염을 예방하는 생활 습관으로 어떤 것들이 있나요?


비염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건조하고 추운 겨울철에는 비염이 없는 분들도 코가 불편할 때가 있기 때문에 코 건강 관리가 중요한데요. 비염의 여부를 떠나 하루 한 번 자기 전에 코 세척을 하면, 코 건강을 위한 좋은 습관을 가질 수 있습니다. 코 세척을 하게 되면 코 안에 머물러 있는 염증 분비물 또는 강아지 털 등 알레르기 항원들이 제거되어 점막 기능을 회복하고 청소 기능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특히 겨울철에 히터 사용으로 실내가 건조하기 때문에 가습기를 사용함으로써 비강 점막을 건조하지 않게 하면 비염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잘 때 가습기를 틀어 놓는 것만으로도 아침에 숨 쉬는 게 한결 편하다는 것을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사람 향기 나는 이야기


Q. 바쁜 가운데 유튜버로도 활동하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찐의사tv’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유튜브를 시작한 지 1 년 정도 됐는데요. 작년 이맘때, 코로나 환자들이 급격하게 증가해 제가 진료했던 환자분이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게 됐고요, 저는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밀접 접촉자라 2 주간 자가 격리를 하게 됐어요. 격리 기간에 생각보다 저를 찾아 주시는 환자분들이 많았어요. 환자분들께서 저를 기억해 주신 것에 감사함을 느끼면서 어떻게 하면 좀 더 많은 분들께 도움을 드릴 수 있을까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그러던 찰나에 우연히 유튜브 영상에서 잘못된 의학 상식이 소개되고 있는 걸 보게 되었고, 제가 배우고 경험한 지식을 토대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영상을 제작하기로 했어요. 그래서 채널명을 진짜 의사라는 뜻에서 ‘찐의사 tv ’로 지었어요. 인생은 타이밍이라는 말이 있듯 자가 격리를 하지 않았다면 바쁜 진료 일정에 치여 유튜브를 시작하지도 않았을 거예요.


 


Q. 영상 제작은 기획부터 편집까지 손이 많이 가는 일인데요. 이 일을 계속하시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의학 공부만 10 년 넘게 했는데 갑자기 영상 제작을 하려고 하니 앞길이 막막했지만, 자가 격리 기간을 잘 활용한 것 같아요. 환자분들이 궁금해하는 증상, 자주 묻는 증상 등으로 영상을 기획했는데, 문제는 편집이더라고요. 영상 편집을 해 본 적이 없어서 독학으로 편집 기법을 익혔는데요. 처음에는 3 분 짜리 콘텐츠를 만드는 데 8 시간이나 걸렸습니다. 익숙한 작업이 아니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라고 받아들였어요. 힘든 작업이지만 다른 분야의 지식과 경험을 쌓는 기회라고 생각하니 신기하게 느껴진 것도 많고 의외로 흥미로웠어요. 물론 의학이라는 주제 자체가 흥미로운 이야기는 아니기 때문에 다른 분야의 영상보다 눈에 띄기 어렵지만, 제가 열심히 노력해서 영상을 올리고 도움이 많이 되었다는 댓글들을 볼 때면 그간 했던 고생에 대해 보상받는 기분이 들었어요. 물론 제가 영상 편집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다른 유튜버보 다 편집이나 촬영 기법이 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해서 양질의 콘텐츠를 알리는 것에 집중하고 있어요.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누구나 아는 의학 상식보다는 실생활에서 최대한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을 계속 기획하고 있어요.



#약이 되는 향기


Q. 코와 관련된 이야기에서 냄새가 빠질 수 없습니다. 냄새와 관련된 건강 상식과 더불어 개인적으로 원장님께서는 어떤 냄새를 맡을 때 기분이 좋은지 소개해 주세요.


후각이 상실된 상태인 무후각증이 있습니다. 냄새를 잘 맡지 못하는 환자분들을 종종 뵐 때가 있는데요. 이런 환자분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냄새나 향을 하루에 여러 번 맡는 연습인 ‘후각 재활 운동’이 후각 기능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논문으로 입증되었으니 참고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평소 저는 베이비파우더 향이 담긴 화장품을 바를 때 기분이 좋아지는 느낌이 드는데요. 세안 후 로션을 바르게 되면 상쾌한 느낌이 들기 때문에 저에게 좋은 향으로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Q. 좋은 향기와 더불어 사람 향기가 풍기는 말 중에서, 원장님께 ‘약(藥)이 되었던 말’은 무엇인가요?


40 대 남성 환자분을 만난 적이 있었어요. 저에게 비염 수술을 받으시고, 저의 팬이 된 분이죠. 특별히 불편한 곳이 없어도 정기적으로 저를 보러 오십니다. 이분이 하신 말씀이 기억에 남아요.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에 나오는 의사 같은 의사는 원장님이 처음이에요. 계속 초심을 잃지 말아 주세요.” 과찬의 말씀이라고 생각했지만, 계속 초심을 잃지 말아 달라는 말씀이 제 뇌리에 스쳤습니다. 그 후로는 아무리 피곤하고 바빠도 한결같은 의사가 되기 위해 항상 이 말을 마음속에 새기며 진료에 전념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