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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특별한 만남] 시인, 사진작가 신현림

작성자
admin
2019-01-21
조회
124

시(詩)가 하는 따뜻한 인생 동행


신현림 시인, 사진작가


한 해가 저물어갈 때면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며 삶의 의미를 생각해 보게 됩니다. 바쁘고 힘든 삶일수록 앞으로 나를 지탱해줄 무언가를 찾게 되는데요. 물질적으로 소유할 수 없지만 마음을 풍요롭게 하는 예술이 그렇습니다. 시가 만드는 따뜻한 풍경 속으로 우리 함께 들어가볼까요?



 


#예술가로서의 동행


Q 박미화 사원 | 얼마 전 TV 교양 프로그램에 출연하셔서 시를 소개하시는 모습이 인상 깊게 다가왔어요. 최근들어 더 다양한 활동을 하고 계신 것 같아요.


TV 출연은 생각지 못한 경험이라 떨리기도 했지만 많은 분들께서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했어요. 재미있기도 했고요. 최근엔 창작 활동과는 별개로 독립 출판사를 꾸려서 운영해오고 있어요. 한국시 120년사를 정리하는 시선집을 통해 대중의 사랑을 받아온 시인들부터 잘 알려지지 않았던 시인과 시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Q 이고은 사원 | 최근 사진전 <은밀한 운주 사과展>을 끝냈다고 들었어요. 제목도 그렇고, 운주사에서 사과를 던지는 사진들이 너무 흥미로웠어요.


사과를 던지는 작업은 오래전부터 해왔고요. 이번 전시는 일곱 번째예요. <미술관 사과>, <사과, 날다>, <사과밭 사진전> 등 ‘사과’ 시리즈로 열었던 사진전이 제 시집 수보다 많죠. 천불천탑으로 유명한 운주사에서의 작업들인데 그 공간을 사랑한 세월도 벌써 20년이 흘렀어요. 저는 가톨릭 신자이지만, 운주사라는 공간과 거기에 남겨진 석탑, 석불들이 너무 아름다워요. 민중들이 가진 바람이 탑이 되는 거라고 하죠. 거기서 오는 신앙의 은밀함과 신비로움이 이상하게 제 마음을 울렸던 것 같아요.


Q 박미화 사원 | 왜 하필 사과일까요? 사과가 상징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2005년쯤 사과밭을 방문했는데 태어나서 처음으로 사과나무를 봤어요. 사과나무가 너무 아름답게 보여서 전 세계를 다니면서 사과 사진을 찍었어요. 제 인생의 명장면이나 다름이 없을 정도였죠. 저에게 사과는 생명이고 사랑의 상징이에요. 특별히, 돌아가신 어머니 사진과 함께 사과 사진을 전시하면서 ‘우리는 대지로 돌아가는 존재’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어요. 어떤 유의미한 공간에 사과가 놓여있기도 하고, 던져지거나 떠다니기도 하죠.


Q 이고은 사원 | 시인으로서의 활동만큼 정말 다양한 동행을 이어오고 계시네요. 시를 쓰는 것뿐 아니라 그림이나 사진에도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부모님으로부터 다양한 재능을 물려받은 것 같아요. 중학교 때까지는 학교 대표로 미술 대회에 나가기도 하는 등 미술에 관심이 많았어요. 국문학을 전공했지만, 대학원에서 사진을 공부하게 되면서 글과 이미지는 저에게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됐어요. 한 장의 사진도 결국은 하나의 시이지요. 오랜 시간 동안 미술의 영역이 확장되어 왔듯 사진도 사진에만 머물지 않는 시대이고요. 현대의 예술은 벽을 허물고, 훨씬 더 열린 방식으로 흐르고 있어요. 글 쓰고 그림 그리고, 사진 찍는 일을 병행하는 건 힘들기도 하지만 표현 방법이 확장되는 터라 제겐 자연스러운 작업이에요.


 



 


#추억과 동행


Q 박미화 사원 | 따님과 아주 많은 여행에 동행하셨다고 들었습니다.


네, 혼자 간 곳이 50개국, 딸과 간 곳이 45개국이에요. 딸이 아주 어렸을 때부터 10년은 그렇게 다닌 것 같아요. 이집트, 터키, 그리스 등 멋진 공간을 함께 보았고, 힘겨운 순간을 함께 했어요. 서로 잊지 못할 추억을 참 많이도 갖고 있지요. 누군가와의 추억이 있으면 떨어져 있어도 떨어져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아요. 딸아이와는 그런 사이가 됐어요. 그런 추억이야말로 동행이 주는 힘인 것 같아요. 딸과 동행하면서 추억을 공유하는 힘도 생겼어요. ‘추억은 업적’이라는 말처럼 딸과 함께 한 시간이야말로 제 인생의 업적이에요. 여행을 하면서 저는 인생의 흐름을 느낄 수 있었고, 딸은 나름의 성장을 이루고 멋진 안목을 기를 수 있었어요.


Q 이고은 사원 | 출간하신 책들 중 『딸아, 외로울 때는 시를 읽으렴』 등 엄마와 자식 간의 관계를 보여주는 제목들이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고 있어요.


우리 삶은 늘 쉽지 않죠. 우리가 젊든 나이 들었든, 막막한 마음을 안아줄 수 있는 존재가 엄마일 거예요. 쓸쓸하고 불행하게 느껴지는 날들의 연속에서 우리를 엄마처럼 안아줄 수 있는 존재가 시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시를 썼고, 많은 사람들의 삶에 시가 주는 따스함과 용기가 전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그러한 제목으로 책을 엮어냈어요. 엄마가 딸, 아들에게 읽어주는 시만큼 절대적인 위로가 있을까요?



 


#시와 함께하는 따뜻한 동행


Q 박미화 사원 | 최근 복간하신 첫 시집 『지루한 세상에 불타는 구두를 던져라』 속 시들은 현실을 파고드는 힘이 있는 것 같아요.


시인에게 현실에 대한 인식은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어요. 자기 자신과 이 세계를 돌아보면서 본질을 꿰뚫어가는 힘이 있어야 해요. 경쟁이 치열한 시대에 살고 있어서 당장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한다는 절박감이 생길 때도 있지요. 24년 만에 복간한 시집에 대한 관심도 그 연장선에 있는 것 같아요. 이 책을 통해 많은 분들이 불확실하고 때로 지루한 각자의 삶 속에서 자신이 꿈꾸는 바와 현실에 굳건히 발을 딛고 설 수 있는 용기를 가지셨으면 좋겠어요.


Q 이고은 사원 | 몸도 마음도 추운 겨울, 매일매일 바쁘게 살아가는 저희와 동아약보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으신가요?


당연한 말이지만,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시와 가까워지면 마음이 단단해질 거예요. 물론 좋은 시, 감동을 주는 시를 읽어야겠죠. 상상력과 감동이 담긴 시를 접할 때 새로운 영감이 떠오를 수도 있어요. 마음이 쓸쓸해질 땐 제가 쓰고 그린 책 『깨달은 고양이』를 읽어보세요. 마음의 여유와 타인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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